채굴주, AI株로 변신···비트코인 12% 하락할 때 49% 상승

지속적인 비트코인 약세에도 비트코인 채굴주는 사업 다변화를 통해 오히려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채굴기업들이 주목한 건 인공지능(AI)다. AI 산업에는 막대한 컴퓨터 연산력과 대규모 전력이 필수적이다. 채굴기업들은 비트코인을 연산력이 뛰어난 채굴기와, 막대한 전력을 확보한만큼 AI 산업에 뛰어들어 사업을 다각화했다.

3일 나스닥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기업 ‘허트8’은 지난달 6일부터 지난 2일(현지시간)까지 주가가 49.67% 올랐다. 같은 기간 사이퍼마이닝도 11.44% 상승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12.24%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며 하락세를 타고있다. 한때 국내 기준 1억원을 넘어섰던 비트코인은 현재 86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막대한 전기로 채굴기를 돌려 채굴한 비트코인을 팔아서 수익을 내는 채굴기업들도 당연히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4월 비트코인의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치면서 같은 비용에 채굴되는 비트코인도 절반으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채굴기업들이 눈을 돌린 건 AI산업이다. 채굴기업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이미 대규모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했거나, 자체 발전소까지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채굴업체인 코어사이언티픽은 최근 엔비디아가 투자한 클라우드 서버 업체와 약 5조 원에 달하는 전력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주목 받았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코어 위브는 AI 반도체를 이용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임대하는 기업이다. 코어 사이언티픽은 지난달 3일에도 코어위브로부터 35억 달러를 받고 12년간 200㎿의 고성능 컴퓨팅용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채굴기업들이 보유한 채굴기도 AI산업에 활용할 수 있다. 채굴기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용된다. 과거 엔비디아의 주가가 비트코인 채굴 인기로 오른 적이 있을 정도다. GPU는 채굴뿐 아니라 머신러닝, 딥러닝 등의 AI 연산에도 필수적이다.

허트8은 최근 이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전환 사채 형태로 1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허트8은 이 자금을 AI 수요에 대응하는데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허트8은 이미 매출의 6% 정도를 AI데이터센터에서 얻고 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에 AI를 적극 도입하면서 해당 산업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를 모아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채굴장비를 갖추고 있는 많은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데이터센터로 개조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채굴 기업의 수익성이 AI산업 진출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자산 업체 코인셰어즈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로 전환은 비트코인 채굴할 때보다 최대 20배에 달하는 비용이 들지만 수익성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은 “매력적인 전력 계약을 맺은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에 대한 인수합병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면 본업 수익성이 회복될 수 있다는 것도 채굴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배경이다. 지속적인 약세에도 비트코인이 저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시장에서 계속 나온다.

데이비드 로완트 팔콘엑스 리서치 책임자는 “현재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과거에도 이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몇 달 동안 상승장이 이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