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현장점검 나서는 금감원, 가계대출 얼마나 늘었길래?

서혜진 2024. 7. 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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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3일 은행권 가계부채 간담회서 현장점검 계획 밝혀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내부통제 강화 등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현장점검에 착수하기로 했다. 금리 하락 기대와 주택가격 상승 예상,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를 앞둔 선수요까지 겹치면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지자 본격적으로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이달 15일부터 가계부채 취급 국내은행 현장점검
금감원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원에서 은행권 가계부채 간담회를 열고 오는 15일부터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국내 은행들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준수 금감원 은행·중소서민금융 담당 부원장 주재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17개(산업·수출입·씨티은행 제외) 국내은행 부행장과 은행연합회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 부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들어 성급한 금리하락 기대와 일부 지역에서의 주택가격 상승 예상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욱 빨라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금감원은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방향이 은행 영업현장에서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각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실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점검에서는 △DSR 및 스트레스 DSR 규제 준수 여부 △가계대출 경영목표 수립 및 관리체계 등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현장·서면점검을 병행해 8월까지 진행하며 증가속도가 빠른 은행부터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기타 은행은 서면점검할 예정이다.

이 부원장은 "최근 개인사업자 및 가계대출, 부동산PF 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무리하게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점검결과 나타난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원장은 연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아울러 각 은행이 연초 설정한 경영목표(정책대출 제외 연간 2~3% 증가) 범위 내에서 가계대출이 취급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가계대출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담보가치에 의존하기보다는 차주 상환 능력에 기반한 대출 심사 관행을 확립하고 자율적으로 모든 가계대출에 대해 차주 소득 등 상환 능력을 파악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얼마나 늘었길래..銀 금리인상하고 대출상품 디마케팅
금감원이 이처럼 가계대출 관리에 칼을 뽑아 든 것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에서 올해 상반기 동안 가계대출이 16조원 넘게 불어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한 가계대출 증가율은 2.33%로 5대 은행이 올해 초 금융당국에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1.5~2.0%)를 넘어섰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한 5대 시중은행의 주택관련대출(전세자금대출·집단대출 포함)은 올해 상반기 동안 22조원 넘게 늘었다. 주담대 증가율은 시중은행에 따라 최고 5.46%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에서는 정책성 주담대가 올 상반기 15% 증가해 은행 자체 주담대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은행들은 잇따라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주담대 금리 인상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에 돌입했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3%p 인상했다. 신(新)잔액코픽스를 준거로 하는 주담대 변동금리는 당초 3.65~5.05%에서 3.78~5.18%로, 혼합형(주기형) 금리는 3.00~4.40%에서 3.13~4.53%로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가계 주담대 금리를 최고 0.20%p 인상했다. 이날 기준 혼합형(5년 고정) 금리는 3.337~3.737%, 갈아타기 전용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3.507%를 각각 기록했다.

신한·우리·NH농협은행은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향후 금리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출 실수요자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부동산 시장 수요에 대응하면서 탄력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며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필요 시 금리와 한도 등을 조정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금리 인상 외에도 신규 대출 프로모션 자제, 대면 대환대출 한시적 중단 등을 통해 가계대출 물량을 관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기존 가계대출 상환 일정을 고려해 신규 취급 물량을 조정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6월 5일부터 대면 창구를 통한 주담대 갈아타기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이외에 시중은행들은 신규 대출상품 프로모션을 자제하는 등 디마케팅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 중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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