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남미 휘젓는 10대 선수…한국도 ‘월반’ 필요하다[김세훈의 스포츠IN]
독일에서 벌이지는 2024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4)에서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득점 공동 선두(3골) 자말 무시알라(독일)는 21세다. 18세 때 A매치에 데뷔했고 벌써 33차례 A매치(5골)에 출전했다. 득점 공동 2위 주드 벨링엄(잉글랜드)도 2003년생인데 18세 때 유로2020에 뛰었다. 벨링엄도 이미 30차례 이상 잉글랜드 대표로 나섰다. 라민 야말(스페인)은 16세 338일 나이로 유로 2024에 출전했다. 역대 최연소 출전 선수다. 그는 현재 11차례 A매치를 소화했다. 유로 2024에 뛰고 있는 선수 552명 중 10대 선수는 9명이다.
미국에서는 2024 남미축구선수권(2024 코파 아메리카)이 열리고 있다. 출전 선수는 총 400명이 조금 넘는데 그중 8명이 10대다. 발렌티 카르보니(아르헨티나), 엔드릭(브라질), 루크 데 포게로레스(캐나다), 앤디 로아스(코스타리카), 켄드리 파에즈(에콰도르) 등이다. 18세인 엔드릭은 벌써 6번 A매치에 뛰었고 3골을 넣었다. 17세인 파에즈의 A매치 기록은 9경기(1골)다. 유럽, 남미에서는 10대 중후반 젊은, 아니 ‘어린’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뛰는 경우가 적잖다.
우리나라에도 10대 때 태극마크를 단 선수가 있다. 2001년생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17세 때 스페인 발렌시아 1군에 데뷔했고 18세 때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그는 이미 29차례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강인 정도를 제외하고는 주전급 국가대표 중 10대 데뷔한 선수는 거의 없다. 박주영(울산 HD), 기성용(FC서울), 손흥민(토트넘) 정도만 10대 때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조만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하는 양민혁(강원)은 2006년생인데 올해 K리그에서 20경기(5골 3어시스트)를 소화했다. 2부 리그에서는 2007년생 박승수(수원)가 돋보인다. 박승수는 2부리그 통산 최연소로 출전했고 1,2부 통틀어 역대 최연소(17세 3개월 21일)로 골을 넣었다.
한국축구가 국제 성인 무대에서 맥을 추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개인 기량이다. 한국 유소년축구는 경기 결과에 집착해 개인기보다는 조직력을 강조한다. 지지 않은 축구, 1골을 넣고 지키는 축구로는 기량이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다. 개인기는 17세가 넘으면 체득하기 힘들다. 축구계 관계자는 “한국축구가 성인이 될수록 세계 수준과 격차가 더 벌어진다”며 “어릴 때 개인기를 맘껏 배운 유럽, 남미 선수들이 조직력까지 겸비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이유는 10대 중후반 선수들의 성인 경기 경험 부족이다. 한국은 학제 때문에 비슷한 또래와 맞붙을 수밖에 없다. 동기부여도 안되고 기량 발전에도 큰 도움이 안 된 채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된다. 그래서 필요한 게 소위 ‘월반’이다. 나이와 무관하게 기량이 뛰어나면 나이와 상관 없이 실력이 좋고 노련하며 경험이 많은 선배들과 정기적으로 뛰어야만한다. 고등학교 때는 학제 때문에 성인 경기 경험을 하지 못하고, 졸업해도 높은 프로벽 때문에 연습경기 또는 주목도가 낮은 2군 경기만 뛰는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면, 유망주의 빠른 성장은 헛된 꿈이다.
스포티즌 심찬구 대표는 “유럽, 남미는 나이와 상관없이 기량이 뛰어나면 프로에 데뷔하고 연령대별 대표팀도 건너 뛰고 곧바로 A대표에 뽑힌다”며 “한국도 10대 후반 유망주들이 지속적으로 수준급 성인 경기에 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만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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