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 흔든 3000원짜리 '작은 바늘'의 비밀 [시크한 분석: VT]

조서영 기자 2024. 7. 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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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Seek한 종목 분석
코스메틱 기업 브이티
매출, 영업이익 모두 증가
미세침 넣은 ‘리들샷’ 영향
다이소와 협업해 초흥행
인기와 함께 주가도 강세
해외시장 입지도 탄탄
리들샷 열풍 어디까지

화장품 업체 VT가 지난 1분기에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한 국내 뷰티 시장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낯선 이름의 회사가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 회사가 내놓은 독특한 기초 화장품 '리들샷' 덕분이다.

VT코스메틱이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사진=VT 제공]

코스메틱 기업 브이티(VT)가 괄목할 실적을 냈다. 올 1분기 매출 1018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했는데, 증가율(전년비)이 놀랍다. 매출은 112.6%, 영업이익은 3779.5% 늘어났다.

영업이익을 가파르게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엔 '리들샷'이 있다. 리들샷은 VT가 바이오 공학 연구를 거쳐 고안한 기초화장품이다. 에센스에 첨가한 미세바늘이 피부에 자극을 줘 재생성분 흡수율을 높이는 방식인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별도의 기기 없이 피부에 바르기만 해도 피부과에서 시행하는 '마이크로니들 시술'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올리브영에선 관련 제품 후기만 1만3000개 가까이 올라왔을 정도다.

리들샷 신드롬에 불이 붙은 건 국내 유통업체 '다이소'와 협업하면서다. 지난해 10월 다이소에서 3000원에 론칭한 초도 물량은 판매 2주 만에 완판됐다. 다이소에선 볼 수 없었던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났다.

리들샷의 흥행은 다이소의 뷰티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리들샷 론칭 시기인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다이소의 기초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다.

리들샷의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1분기 리들샷의 매출은 3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 매출액(411억원)의 88.8%를 단 1분기 만에 달성했다. VT의 주가도 강세다. 지난 3월 29일 1만8100원이었던 주가는 6월 21일 3만4500원까지 올랐다. 무려 90.6% 상승률이다.

랠리는 이어질 공산이 크다. 증권업체들은 VT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3만원이던 목표주가를 3만8000원으로 올렸다. 한화투자증권은 3만3900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증권가에선 리들샷의 잠재력과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만 인기를 끄는 게 아니라서다. VT는 2018년 일본시장에 피부 진정·재생 크림 제품으로 진출해 어느 정도 기반을 다져놨는데, 리들샷 출시로 입지가 더 탄탄해졌다. 지난해 6월 큐텐과 라쿠텐의 할인행사에선 10만개의 리들샷 물량을 조기에 완판해 품절 사태까지 벌어졌다.

VT 관계자는 "지난해 VT의 코스메틱 사업부 매출액(1774억원) 중 77.0%가 일본에서 나왔다"면서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좇기보단 베스트셀러의 제품력과 제품의 확장성에 집중했던 게 알찬 열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사진=VT 제공]

일본만이 아니다. 글로벌 플랫폼 아마존에선 리들샷이 벌써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VT가 미국시장에서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이다.

박은정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들샷 출시를 기점으로 VT의 화장품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아직 리들샷이 진출할 수 있는 채널과 국가가 넘쳐난다는 점에서 VT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타오바오글로벌 채널에선 리들샷의 초기 물량 1만개가 모두 팔리기도 했다"며 "하반기부턴 리들샷을 취급하는 한국 매장을 확대하고 중국과 미국의 매출도 반영돼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말했다. 리들샷 열풍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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