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고숙련 고령 인력 활용이 미래 열쇠…노동시장 유연성 전제돼야"

황효원 기자 2024. 7. 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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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고령층 일자리의 재발견' 보고서
60세 이상 고용률 높이면 잠재성장률 제고 기대
근무형태·임금체계 등 유연성 확보해야
인구 고령화 시대에 고령층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잠재성장률 제고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저출산 기조와 인구 고령화로 국내 기업들의 인력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고학력·고숙련의 고령층 일자리를 적극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SGI 브리프인 '고령층 일자리의 재발견'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고령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용 조건, 근무 형태, 임금 체계 등에서 유연성을 확보해 근로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일자리 수 증가에만 집중하거나 기존의 호봉제하에서 근로기간만 연장하는 정책은 고령 인력의 효율적 활용을 저해하고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고령층의 생산성에 맞는 임금체계 마련, 젊은층과 경합하지 않는 일자리 창출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에 대한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인력의 질적 측면에서 "최근 50대 인구 중 대졸 이상 비중은 지난 10년간(2010~2020년) 17.1%포인트, 같은 기간 60세 이상 인력에서는 5.4%포인트 각각 상승했다"고 전했다.

SGI는 건강 수준 개선도 최근 고령층의 주목할 만한 특징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건강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지난 10년간(2012~2022년) 50대에서는 11.3%포인트, 60세 이상은 9.9%포인트 높아졌다"며 "고령층의 육체적 한계가 점진적으로 완화됨에 따라 건강이 개선되고, AI·로봇 기술 등과 결합할 경우에는 더욱 생산성 높은 노동인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평생교육 기회 확대로 고령층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향상되고 건강 수준도 개선됐다고 봤다. 고령층의 일자리 선택 기준도 과거에는 임금 수준이 주요 고려 사항이었으나, 최근에는 업무량과 근무 시간, 직무 내용 등이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변화는 고령층의 일자리에 대한 인식과 기대가 단순한 소득 창출을 넘어 삶의 질과 자아실현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SGI는 해석했다.

생산연령 인구 감소로 국내 기업들의 인력 수급 전망이 악화되는 가운데 고령 인력을 활용해 잠재성장률을 높이자는 주장이 제기됐다./대한상공회의소

SGI는 국내 인구구조 변화와 자본투입, 총요소생산성을 고려하면 2024∼203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을 1.5%로 예상했다. 여기에 60세 이상 고용률을 2023년 기준 45.5% 대비 5%포인트 상승시키면 잠재성장률이 0.1%포인트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60세 이상 고용률이 5%포인트 오르면 소득세 수입이 5784억원 늘어 국가 재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5784억원은 2023년 근로소득세 수입 대비 0.98%, 국내총생산(GDP) 대비 0.0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보고서는 고령자 재교육과 인력 재취업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40대 후반 이상의 은퇴 및 은퇴 예정 인력을 대상으로 이직·전직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운영하고, 고숙련 전문가로서 퇴직한 은퇴 인력은 중점기술연구 교수, 교육 훈련 콘텐츠 제작 등에 활용해야 한다.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현재 국내 노동시장은 생산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임금체계 등으로 고령층 고용 확대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이 크다"며 "단순히 일자리 수 증가에만 집중하거나 기존의 호봉제하에서 근로기간만 연장하는 정책은 고령 인력의 효율적 활용을 저해하고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이 고령층 노동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유연한 근무 형태를 개발하고 맡은 업무의 성격과 난이도에 따라 보상을 받는 직무급제로의 개편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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