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매일 160만건 스팸문자 연말까지 참으라는 정부

김민국 기자 2024. 7. 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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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각종 커뮤니티에는 스팸문자가 하루에도 여러 통씩 날아와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게시글이 폭주한다.

쉽게 말해 하루에 164만건의 스팸문자가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방통위는 지난달부터 스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량 문자 전송 자격 인증제'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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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카드 정상 개설 처리. 고객님 발급 아닐 시 문의 바랍니다.’

지난달 휴대폰으로 날아온 문자메시지 내용이다. OO사의 카드를 이용한 적이 없기에 발신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려다, 이내 멈추고 메시지 내용을 인터넷에 검색해 봤다. 문자를 보내온 번호로 전화를 걸면, 카드 발급을 취소해 주는 척하며 개인정보를 묻는 스미싱(문자메시지를 통한 사기) 수법이었다.

요즘 각종 커뮤니티에는 스팸문자가 하루에도 여러 통씩 날아와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게시글이 폭주한다. 스팸문자에 속아 알 수 없는 링크를 타고 개인정보를 입력한 뒤, 보이스피싱 전화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걸려온다는 누리꾼의 하소연도 있다. 아직 당하지 않은 사람들도 내 개인정보가 언제 유출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에 떨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월평균 스팸 신고 건수(3372만4015건)는 지난해(2462만4841건)보다 36.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 1일부터 17일까지 스팸 신고 건수는 전월 동기 대비 40.6% 늘어난 2796만건에 달했다. 쉽게 말해 하루에 164만건의 스팸문자가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방통위는 지난달부터 스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량 문자 전송 자격 인증제’를 시행했다. 기업·개인과 계약하고 대량의 광고 문자를 보내는 ‘문자 재판매사’가 통신사를 비롯한 9개의 문자중계사로부터 ‘전송 자격 인증’을 받아야 사업을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문자중계사는 문자 재판매사의 신청 정보 일치 여부, 문자전송 시스템 구비 등 자격 요건을 점검하게 된다.

문제는 인증제의 유예기간이 올해 12월까지라는 것이다. 그전까지는 별도 인증을 받지 않아도 지금처럼 스팸문자를 대량으로 전송할 수 있다. 이에 내년부터 인증을 받지 못 해 스팸문자 장사를 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막차를 타기 위해 요즘 집중적으로 스팸문자를 발송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방통위는 “현재 문자 재판매사들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올해 들어 스팸문자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특단의 대책은 없는 셈이다.

방통위는 인증제 유예기간 중이라도 하루 속히 스팸문자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스팸문자 필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 3사와 협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몇 달 후면 스팸문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로 방관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와 함께 국민들의 불신도 점차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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