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숏폼의 시대에 롱폼으로…거스름에 대한 앨범이죠"

이태수 2024. 7. 3. 15: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발매 신곡 담긴 새 앨범 '역성'으로 하반기 정규 3집 예열
정규 3집 선발매 앨범으로 컴백한 이승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이승윤이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예스24원더로크홀에서 열린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 발매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7.3 ji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은 '롱폼' 콘텐츠에요. '마블' 영화가 나와도 마틴 스코세이지와 크리스토퍼 놀런의 영화가 의미가 있는 것처럼, 숏폼 시대에 롱폼을 하는 것 자체가 유의미하죠."

싱어송라이터 이승윤은 3일 오후 서대문구에서 열린 정규 3집의 선발매 앨범 '역성'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간지나게(멋지게) 살다가 간지나게 사라지려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내가 내 분수를 아는 것과 외부에서 내 분수를 규정하는 것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내 안의 고민이 있었다"며 "음악적으로 제 분수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승윤이 이처럼 말한 것은 미니음반 혹은 디지털 싱글의 시대에 꽉 채운 정규 앨범을 연거푸 내는 '뚝심'이 있어서다.

이번 앨범 '역성'에는 그간 음악 축제 등에서 라이브 퍼포먼스로 호평받은 '폭포', '폭죽타임', '검을 현' 등 8곡이 수록됐다. 이 앨범은 올 하반기로 예정된 정규 3집을 앞두고 인기를 예열하는 선발매 작품이다.

이승윤은 '이지 리스닝'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듯 강렬한 록 사운드 밴드 음악으로 앨범을 채웠고, 6분 길이를 자랑하는 '폭포'를 타이틀곡으로 낙점했다. 요즘 같으면 곡 3개에 해당하는 길이다.

그는 "'역성'이라는 앨범은 거스를 수 없는 것들을 인정하면서도 이번에는 거슬러 보자는 마음가짐에 관한 앨범"이라며 "선공개되는 앨범도 그와 관련된 8곡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이승윤 신보 '역성' 발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이승윤이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예스24원더로크홀에서 열린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 발매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7.3 jin90@yna.co.kr

더블 타이틀곡 가운데 하나인 '폭포'는 거친 기타 하울링과 웅장한 드럼 사운드로 시작해 오케스트라 연주와 밴드 사운드가 어우러진 노래다. 웅장한 사운드가 마치 눈앞에서 쏟아지는 폭포를 연상케 한다.

이승윤은 이날 MR(반주)이 아닌 밴드 라이브로 '폭포'를 들려줬다.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 시원한 보컬과 연주가 장마철의 꿉꿉함을 씻어주는 듯했다.

그는 직접 쓴 '엎어버려 후회는 됐어 태어났다 / 엎어버려 흐름은 거부할 거야 / 엎어버려 폭포를 거꾸로 뒤엎어버려'라는 가사로 관성과 운명을 거스르는 청춘의 에너지를 발산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폭죽타임'은 중독성 있는 코러스와 신나는 사운드가 매력적으로, 한여름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불꽃놀이가 떠오르는 노래다.

앨범에는 이 밖에 검을 현으로 쥔다는 독특한 가사가 인상적인 '검을 현', 청량하고 강렬한 기타 리프가 돋보이는 팝 펑크 스타일 '솔드 아웃'(SOLD OUT), 스포츠 경기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연상케 하는 역동적인 1990년대 브리티시 록을 재해석한 '리턴매치', 체코 프라하 현지에서 녹음된 오케스트라 연주가 전자 기타와 어우러진 '캐논' 등이 담겼다.

이승윤,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무대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이승윤이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예스24원더로크홀에서 열린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 발매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4.7.3 jin90@yna.co.kr

이승윤은 "'폭포'는 관성을 거스르는 이야기, '폭죽타임'은 어둠을 거스르는 이야기, '솔드아웃'은 시스템을 거스르는 이야기', '리턴매치'는 결과를 거스르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승윤은 2021년 JTBC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에서 우승해 이름을 널리 알린 이후 직접 작업한 폭넓은 음악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는 지난해 1월 낸 정규 2집 '꿈의 거처'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서울·대구·부산 등 국내는 물론 대만과 일본 등을 아우르는 투어 콘서트를 성황리에 열었다.

그는 "('싱어게인' 우승 이후) 나는 '오디션 출신'이 됐다. 밴드 음악이 주목받고 있지만, 나는 '오디션 출신' 음악인으로서 아직 제 음악을 혼자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며 "밴드 음악이 더 주목받았으면 좋겠고 더 큰 판이 되면 좋겠다"고 특유의 자조적인 어법으로 포부를 밝혔다.

이승윤은 올해 하반기 정규 3집을 발매하고 서울, 전주, 부산 등지에서 단독 콘서트도 연다.

그는 정규 3집에 대해 "한 명의 음악인이 어떻게 산화해 가는가, 저 친구가 재가 될지 약간의 불이 될 것인지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저는 정규 앨범이라는 것에 매료돼 음악을 한 사람입니다. 정규 앨범을 약 3년 동안 3개 내고 있는데,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적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봐요."

tsl@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