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심해지는 뉴욕… 서민들은 떠나고 부자들은 부동산 쇼핑

김효선 기자 2024. 7. 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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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민들은 예산에 맞는 집을 구할 수 없어 힘들어하고, 부유층들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고급 부동산 거래를 활발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뉴욕의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9.4% 오르며 미국 전체 도시 중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재정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연간 소득 수준이 3만2000달러(약 4350만원)에서 6만5000달러(약 8800만원)인 가구 중 6만5000명이 지난 2022년 뉴욕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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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민들은 예산에 맞는 집을 구할 수 없어 힘들어하고, 부유층들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고급 부동산 거래를 활발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 '워커타워'모습.

뉴욕시의 최근 주택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실이 되어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는 전체의 1.4%에 불과했는데, 이는 196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월세가 저렴할수록 공실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가 2400달러(약 334만원) 미만인 주택 중 입주가 가능한 곳은 1% 미만이었으며 월세가 1100달러(약 153만원) 미만인 주택은 공실률이 0.4%에 불과했다.

블룸버그는 부동산 개발이 줄어든 것이 주택 부족 현상을 악화시켰다고 짚었다. 뉴욕 도시 계획부에 따르면 지난해 개발 허가가 난 아파트는 1만5500개였는데,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블룸버그는 “높은 이자 때문에 대출 비용이 많이 들어 주택 개발이 심각하게 저해됐다”라고 분석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 때문에 주택 가격은 오르고 있다. 지난 4월 뉴욕의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9.4% 오르며 미국 전체 도시 중 2위를 차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의 임대료는 팬데믹 이전 수준에서 33% 급등했으며 매매 가격은 24%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갈수록 높아지는 주택 임차료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뉴욕시에서 내쫓고 있다”면서 “이는 곧 경제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이민자와 비(非) 이민자 사이에 홈리스(노숙인) 현상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인구 데이터 조사 회사인 소셜 익스플로러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시에 거주하는 20세 미만 인구는 18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보다 18만6000명(9%) 감소한 수준이다. 미국의 재정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연간 소득 수준이 3만2000달러(약 4350만원)에서 6만5000달러(약 8800만원)인 가구 중 6만5000명이 지난 2022년 뉴욕을 떠났다.

뉴욕시는 주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뉴욕시는 향후 10년 동안 저가 주택 50만채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에는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맨해튼 일대 빈 사무실을 대상으로 용도 변경에 필요한 요건을 완화해 1990년에 완공된 건물도 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 기존에 1997년 혹은 1996년 이전에 지어진 사무실만 용도 변경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을 10년 이상 앞당긴 것이다. 뉴욕시는 사무용 건물 리모델링을 통해 2만채의 신규 주택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욕에서 고급 부동산 매매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중개업체 컴패스(compas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1000만 달러(약 139억원)에서 2000만 달러(약 277억원) 이상 가격대의 계약이 전년 대비 32% 이상 급증했다”라고 밝혔다. 2000만 달러 이상의 초고급 부동산 계약은 지난해보다 8% 늘었다고 했다.

반 니우어버그 컬럼비아대 교수는 “당국이 정말로 주택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뉴욕시를 포함한 도시들은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엄청난 주택 부족을 겪고 있기 때문에 정부 보조금과 규제 완화, 그리고 새로운 주택 유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자칫하다가는 뉴욕이 부유층만이 살 수 있는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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