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연간 목표의 50~60% 이미 소진”…금감원, 종합 점검 나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권 가계대출 종합 점검에 나섭니다.

금융감독원은 오늘(3일) 서울 금감원 본원에서 이준수 부원장 주재로 '은행권 가계부채 간담회'를 열고 "오는 15일부터 종합 점검을 실시하고 지적 사항을 엄중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간담회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씨티은행을 뺀 17개 국내은행의 부행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 부원장은 "(명목)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년 연속 떨어지는 등 가계부채가 안정세를 이어왔다"고 평가하면서도, "4월 이후 대출금리가 떨어지고 주택 거래는 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 전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통계 기준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개편하면서, 우리나라의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98.7%, 2022년 97.3%, 지난해 93.5%로 낮아졌습니다.

다만, 지난 2월과 3월 잇따라 감소했던 금융권 가계대출은 4월 4조 1,000억 원으로 증가 전환한 뒤 5월엔 5조 4,000억 원으로 증가 폭을 키웠습니다.

이 부원장은 "최근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 등으로 대출 증가세가 더 빨라지는 조짐이 보여 미리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은행권에 무리하게 대출을 늘리지 말고 연초 설정한 경영목표 범위 안에서 대출을 취급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 부원장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평균적으로 보면 은행들이 상반기까지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의 50%는 넘고 60%는 안 되는 정도로 취급한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연간 목표치 안에서 최대한 관리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은행들에 대출을 취급할 때 스트레스 DSR 등 차주의 상환 능력을 제대로 살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9월로 돌연 연기하면서 대출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 데 대해 이 부원장은 "가계부채를 오래 관리해 왔고, 취약계층이나 시스템 리스크 관리 등도 정책 목표이기 때문에 일관성이 오락가락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금감원은 오는 15일부터 다음 달까지 실시하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실태를 종합 점검에서는 DSR과 스트레스 DSR 규제를 제대로 지키는지와 가계대출을 경영목표에 맞게 관리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방침입니다.

증가세가 빠른 은행부터 현장 점검을 하고, 나머지 은행은 서면 점검합니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 지적사항이 있다면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90% 초반 수준으로 관리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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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