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판을 거스르는 '뚝심'의 음악 항해…"내가 좋아하는 음악한다"[종합]

장진리 기자 2024. 7. 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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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가수 이승윤이 뚝심의 음악 항해를 이어나간다.

이승윤은 3일 오후 서울 신촌 원더로크홀에서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 쇼케이스를 열고 “좋아하는 음악을 느낌 있게 하다가 느낌 있게 갈 것”이라고 밝혔다.

‘역성’은 이승윤이 하반기 발매를 목표로 준비 중인 정규 3집 트랙 중 8곡을 선정, 이를 대중에게 먼저 선보이는 앨범이다. 전작인 정규 2집 ‘꿈의 거처’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발표하는 신보이기도 하다.

이승윤은 “올해까지는 정규 앨범을 내는 음악인으로 살아야겠다고 혼자서 규정했다. 음악인으로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했고, 존재한다면 그게 ‘신’이라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정규 앨범을 내기 위한 여정을 가고 있는 건데, 리스너 분들은 한 뭉텅이가 오면 부담스러우시니까 먼저 내자고 생각했다. ‘이건 빨리 부르고 싶은데’, ‘이건 7월에 나와야 할 것 같은데’ 해서 8곡이 모였다”라고 선발매 앨범을 내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어 “시대가 바뀌고 있고, 정규 앨범이라는 게 인간 문화재처럼 고수하는 형태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규 앨범에 매료돼서 음악을 했던 사람으로서 정규 앨범을 지속적으로 3년간 3개를 내고 있는데,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진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승윤은 “내년부터는 이렇게 못살 것 같긴 하다. 너무 어렵다. 그럼에도 정규 앨범을 3개 냈다는 것 자체,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구나, 더 나은 것을 남기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정규 앨범의 의미가 크게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타이틀곡 ‘폭포’ 속 ‘내 분수를 보여줄게’라는 문장이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문장이라고 소개한 이승윤은 “제 신조가 분수에 맞게 살자다. 지나치게, 잔인하리만큼 현실주의자라 저는 장밋빛 미래를 보지 않는다. 또 매일 제 분수를 스스로 주입하곤 한다. 하지만 제가 제 분수를 아는 것과 타인이 분수를 규정하는 것은 다르고, 그럴 때 제가 느끼는 감정들이 있어서 제 분수를 음악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승윤은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워 각기 다른 감성을 표현한다. 첫 번째 타이틀곡 ‘폭포’는 관성을 거스르는 사이키델릭 얼터너티브 스타일의 곡으로, 6분가량의 긴 호흡 속에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밴드 사운드가 절묘하게 하나 돼 마치 눈앞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폭포를 연상시킨다.

두 번째 타이틀곡 ‘폭죽타임’은 어둠을 거스르는 포스트 개러지 스타일의 음악으로, 여름밤 페스티벌 엔딩의 불꽃놀이가 연상되는 펑키한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중독적인 코러스 라인을 비롯해 후주의 광폭한 사운드는 이 곡만이 가진 묘미다.

두 개의 타이틀곡 외에도 체스판을 벗어나 검은 현을 들고 밖으로 향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검을 현’, 시스템을 거부하고 ‘온전한 나’로 존재하겠다는 ‘솔드 아웃’, 때로는 승자가 누구일지 자명하더라도 응원해 주는 이들을 위해 그 결과를 뒤엎겠다는 ‘리턴매치’가 담긴다.

또한 규정된 순도보다 더 진한 우리만의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고 노래하는 ‘28k 러브!!’, 목적지가 꼭 같지는 않지만 어딘가에서 반드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내게로 불어와’, 캐논 형식을 차용한 곡으로 완벽하기보다 가장 아끼는 것을 주겠다고 고백하는 ‘캐논’ 등 총 8곡이 수록됐다.

안무 챌린지가 히트곡을 탄생시키고, 숏폼 시대에 맞춰 곡들의 길이가 2분대까지 짧아진 가운데, 이승윤은 무려 6분이 넘는 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는 소신을 보였다.

이승윤은 “부정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숏폼’의 시대인 걸 인정하고 저도 즐긴다. 하지만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들은 롱폼 콘텐츠였다. 마블 히어로 영화가 나올 때 크로스토퍼 놀란, 마틴 스코세지 감독의 영화가 의미가 있었듯이 숏폼 시대에 롱폼을 하는 것 자체가 유의미하다고 생각했고, 그냥 제가 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제가 마틴 스코세지라는 건 아니다”라고 웃었다.

▲ 이승윤 ⓒ곽혜미 기자

이번 앨범은 판, 어둠, 시스템, 완벽, 결과, 순도, 목적지 등을 다양한 관념을 거스르는 곡들로 구성돼 있다. 이승윤은 ‘역성’에 정해진 흐름을 거부하고 가요계에 거대한 파장을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을 담았다.

하반기에는 정규 앨범 발표가 계획돼 있다. 이승윤은 “‘역성’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이유가 조금 더 직설적으로 드러나는 앨범이 될 것이다. 한 명의 음악인이 어떻게 산화돼 가고 있는가, 저 친구가 재가 될지, 아니면 약간의 불이 될 수 있을지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앨범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없다. 그냥 저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다만 이번 앨범은 8곡 통틀어 도발적인 내용이긴 하다. 발칙한 내용이기도 하다. 어떤 발칙한 용기가 필요한, 도발적인 용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용기의 순간에 약간의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윤은 가수로서 지키고 싶은 뚝심과 목표에 대해서는 “느낌 있게 살다가 느낌 있게 가겠다”고 소신 있는 음악인의 면모를 자랑했다.

‘싱어게인’ 출연 당시 ‘배아픈 가수’로 스스로를 규정한 이승윤은 “히트곡이 없는데 제가 어떻게 이런 공연을 할 수 있지 궁금하고, 오히려 그래서 더 감사하다. 히트곡을 내고 싶은데 능력이 안 된다. 다만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이 히트곡이 되진 않을 것 같아 인정하면서 하는 것 같다. 다만 손익분기점은 넘겨서 회사 분들이 너무 절망에 빠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공연에 히트곡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라면서도 “칭송받는 뮤지션이 부러워죽겠다. 저는 친구들과 방구석에서 그냥 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승윤은 이날 오후 6시 ‘역성’을 발표한다. 9월 28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전주, 부산 등을 돌며 전국투어 ‘2024 이승윤 콘서트 역성’도 개최한다.

▲ 이승윤 ⓒ곽혜미 기자
▲ 이승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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