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수' 이승윤의 뚝심 "하고 싶은 거 간지나게 부를래요" [종합]

이호영 2024. 7. 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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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윤은 단단하다. 인기 좋을 시기에 적당히 남들 하는 거 따라 하는 편리한 방식은 그의 스타일이 영 아니다. 무명 가수 시절부터 지켜온 뚝심 그대로 지켜 유명 가수 때도 '간지'나게 노래하는 참가수다.

iMBC 연예뉴스 사진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이승윤의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 관련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역성'은 이승윤이 하반기 발매를 목표로 준비 중인 정규 3집의 트랙 중 8곡을 선정, 이를 대중에게 먼저 선보이는 앨범이다. 전작인 정규 2집 '꿈의 거처'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발표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이승윤은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워 각기 다른 감성을 자아낸다. 첫 번째 타이틀곡 '폭포'는 관성을 거스르는 사이키델릭 얼터너티브 스타일의 곡이다. 6분가량의 긴 호흡 속에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밴드 사운드가 절묘하게 하나 되어 마치 눈앞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폭포를 연상시킨다. 두 번째 타이틀곡 '폭죽타임'은 어둠을 거스르는 포스트 개러지 스타일의 음악으로, 여름밤 페스티벌 엔딩의 불꽃놀이가 연상되는 펑키한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이 외에도 신보에는 체스판을 벗어나 검은 현을 들고 밖으로 향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검을 현', 시스템을 거부하고 '온전한 나'로 존재하겠다는 'SOLD OUT(솔드 아웃)', 때로는 승자가 누구일지 자명하더라도 응원해 주는 이들을 위해 그 결과를 뒤엎겠다는 '리턴매치'가 담긴다. 이어 규정된 순도보다 더 진한 우리만의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고 노래하는 '28k LOVE!!(28k 러브!!)', 목적지가 꼭 같지는 않지만 어딘가에서 반드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내게로 불어와', 캐논 형식을 차용한 곡으로 완벽하기보다 가장 아끼는 것을 주겠다고 고백하는 '캐논' 등 총 8곡이 수록됐다.

전곡이 발칙하고 반항심 그득하다. 역설을 말하고, 세상에 소리치는 감상을 준다. 이승윤은 특히 '폭포'에 대해 "'내 분수를 보여줄 게'라는 문장이 가사로 사용됐다. 이번 음반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내 신조가 바로 분수에 맞게 살자는 것이다. 지나치게 현실주의자다. 스스로에게 끔찍한 현실을 자각시킨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지 않는 편"이라며 "내가 지정한 분수와 외부의 시선이 있다. 음악적으로 나의 분수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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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규칙을 어겼다. 이승윤은 "앨범 작업을 1년 넘게 해 왔다. 지난해 연말 콘서트 중 너무 부르고 싶더라. 그때 냅다 불러봤다. 그다음에 정규 앨범에 들어갈 곡들이 추려지고 타이틀로 정해졌다. '폭포'는 이 시대에 타이틀 곡이 될 수 없는 곡이다. 6분이 넘어간다. 생명력을 부여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걸 최대한을 해봤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난해 4월 대만에서 전국투어를 마치고 그 자리에서 이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린 지금 어떤 음악인이 되고 싶을까'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질적이고 융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고민했다"며 "섞이고 어울릴 것인가, 사라지더라도 하고픈 걸 제대로 할 것인가 고민하다 후자를 택했다"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 타이틀곡은 6분이 넘어간다. 비교적 상당히 긴 시간이다. 이승윤은 "정규 앨범을 내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무언갈 부정하려는 게 아니고 숏폼의 시대인 걸 인정하고 나도 즐긴다. 정말 하고 싶은 건 롱폼 콘텐츠다. 숏폼 시대에 롱폼을 하는 것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했다. 들어주는 이들이 계실 때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음반 시장에서는 싱글 앨범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다. 들이는 시간과 돈을 정규와 비교해 대폭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윤은 아직까지 정규 앨범을 고집한다. 그는 "시대가 바뀌고 있다. 정규 앨범은 인간문화재처럼 고수해야 하는 형태는 아니다. 하지만 정규 앨범에 매료되어 음악을 시작한 사람으로, 지속적으로 행하고 있다. 이런 사람도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지는 않을 거라고 기대해 본다"며 "내년부터는 이렇게 못 살 거 같기도 하다. 너무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거듭할수록 음악인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게 정규 앨범"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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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금은 음원 스트리밍 시대다. 싱글도 유의미한 수단이다. 그럼에도 정규를 기다리는 분들 역시 계신다. 나도 그런 계보의 사람이기에 고수한다"고 덧붙였다.

음반을 통해 전하고픈 메시지를 묻자 이승윤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없다. 음악으로 무언갈 전달하고자 사명감을 지니지 않는 편이다. 나의 마음, 이야기를 담는 편이다. 다만 이번 앨범 8곡 전부 도발적이고 발칙한 내용이다.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승윤은 히트곡 없이 객석을 채우는 유명 가수라는 세간의 평을 듣는다. 이에 대해 그는 "100% 맞는 평가다. 히트곡 없이 이런 공연을 한다는 것에 감사하고 의문이다. 히트곡을 내고 싶지만 능력이 안 된다. 내고 싶다고 쓸 줄 아는 가수는 아니다. 선을 긋고 싶지도 않다. 내가 하고 싶고 부르고 싶고 제대로 만드는 게 히트곡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가수다. 다만 손익분기점은 넘겨서 회사분들을 위해주는 가수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다"며 "아직도 고민 중인 영역이다. 덮어놓고 안 듣는 가수 카테고리에 들어간 거 같다. 내가 해결해 나아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가수 이승윤이 지키며 사는 뚝심을 묻자 "'간지'나게 살고 싶다. 그렇게 살다가 '간지'나게 사라지고 싶다"고 밝힌 그다.

한편 이승윤은 3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을 발매한다. 이승윤은 오는 9월 28~29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주, 부산 등에서 전국 투어 '2024 LEE SEUNG YOON CONCERT 易聲(역성)'도 개최한다.

iMBC 이호영 | 사진 iMBC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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