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 취향 빠르게 변화 아주 작은 부분까지 혁신해야 [기고]

2024. 7. 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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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다. AI 기반이라는 형용사가 붙지 않는 서비스와 기술이 없을 정도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면서 ICBM(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이 새로운 경영 환경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됐으나, 그 영향력과 파괴력은 ICBM보다 AI가 훨씬 크다.

우리는 이러한 메가 트렌드를 거부하거나 애써 무시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해야만 생존 가능한 환경에 처해 있다. AI의 활용 범위와 영향 정도를 가늠할 수 없어 두려움과 막연함도 있지만 앞으로 AI의 물결은 더욱 거대해지고 막강할 듯하다.

1969년 인터넷이 처음으로 연결된 이후 국방이나 연구 목적의 자료 교환이나 정보 공유를 위해 발전돼오던 것이 1995년 아마존이나 이베이(e-Bay)와 같은 상업용 서비스로 진화하면서 공급자와 이용자 간 정보 불균형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더욱 풍부한 양의 정보 전달이 가능해지고 도달 범위의 지리적 한계가 없어졌다.

사실 우리는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만든 강화 학습 기반의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본격적으로 AI의 잠재성을 지각하게 됐다. 어찌 보면 이때만 해도 AI가 우리의 비즈니스나 생활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예측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2022년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해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으로 인간의 문장을 이해하고 학습하는 능력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다양한 곳에서 비즈니스 활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언급되는 고객 경험의 근원은 1999년 전략 분야 전문가인 조지프 파인 2세와 제임스 길모어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게재한 글에서 찾을 수 있다. 고객의 경험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경험경제의 개념은 최근 고객 만족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치와 개념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개념은 단순히 고객에게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떠나 가이드를 제공하는, 즉 개별 고객의 니즈에 적합한 그리고 차별화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전환경제로 진화했다. 이러한 새로운 개념이나 기술이 제시되고 오래지 않아 시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AI와 빅데이터의 연계·융합으로 산업 현장과 비즈니스의 초지능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은 디테일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고자 다양한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우편 주문 서비스로 오프라인 비디오 대여 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줬던 넷플릭스를 예로 들겠다. 빅데이터를 위한 AI 기술을 통해 비디오 스트리밍과 함께 고객의 시청 습관과 선호도를 파악해 사용자의 경험을 설계하고 맞춤형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하거나 추천 기능을 제공하는 것. 결국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의 산출물이라 할 수 있다.

아마존은 AI 기반의 챗봇 '루퍼스'를 활용해 고객에게 상품 간 비교부터 상품 정보와 리뷰, 나아가 가격을 비교·분석해 제공하고 있다. 또한 CES 2024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가정용 AI 반려로봇은 가정 안의 여러 전자기기와 연동되고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사용자의 삶에 편리성과 동반자 역할을 제공함으로써 만능 도우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 접점에서 지능화된 추천과 개인화 서비스는 고객의 서비스 이용에 대한 의존도를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 록인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물론 현재 챗GPT 중심의 생성형 AI 기술의 여러 가지 한계점에 대한 지적도 있으나 기업이 AI 기반의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해서는 조직의 기술 수용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인프라나 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축 및 전문 인력의 확보를 기반으로 전사적인 AI 전환도 필요하다.

기업은 AI 기술의 진화를 적극 활용해 고객의 숨은 욕구를 발견하고 고민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분류하는 방안,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할 방안 등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AI 기술에 대해 이해나 패러다임의 변화도 요구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기업이 기대 혹은 예상했던 시간보다 빠르게 이뤄지거나 내재화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정일 숭실대 교수·한국서비스경영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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