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 취급 중단 놓고 영풍·고려아연 또 소송전

경북 봉화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사진제공-영풍)

고려아연 오너일가와 경영권 분쟁을 진행 중인 영풍이 황산취급대행 계약을 두고 갱신을 거절당하자 소송에 나섰다.

3일 영풍은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려아연을 상대로 황산취급대행계약의 갱신 거절에 관해 ‘불공정거래행위 예방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에는 보전 처분인 거래거절금지 가처분도 함께 제기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우월한 사업적 지위을 이용해 사업 활동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거래계약을 거절했다고 주장한다. 영풍은 “고려아연과 20년간 지속한 황산취급대행계약 끊는 것은 공정거래법에 위반하는 것”이라고 이날 입장을 밝혔다.

고려아연과 영풍 간의 황산취급대행 계약 종료는 예정된 수순이다. 지난 4월 고려아연은 영풍에 황산취급 대행’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한 바 있다. 계약 만료일은 지난달 30일이었다.

지난 4월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뒤 영풍은 고려아연에 내용증명 등을 통해 대체 설비 마련까지 7년을 전후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대행 계약을 우선 1년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고려아연 측은 “3개월간 추가로 황산취급대행 업무를 제공하기로 했고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황산 취급 대행 계약이 종료되면 영풍의 황산 수출은 차질을 빚는다. 황산은 국내 수요가 적어 대부분을 수출해야 한다. 영풍의 경우 자체 수출설비를 마련한 동해항과 온산항을 통해 수출 선적이 가능하다. 동해항은 사실상 포화 상태로, 온산항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황산 수출길이 사실상 막힌다는 게 영풍 측 주장이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각 사의 아연 제련 공정에서 생산되는 황산의 대부분을 온산항(울산항)을 통해 수출한다. 영풍의 경우 석포제련소에서 나오는 황산을 온산항으로 수송하려면 ’온산역→온산제련소→온산항 황산탱크‘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이용해야 한다. 그동안 영풍은 해당 파이프를 유상으로 이용해왔다.

고려아연의 최씨 일가와 영풍 장씨 일가의 경영권 싸움이 본격화된 지분 관계, 사업 관계 등 여러 사안을 두고 법정 다툼으로 불씨가 번지는 모습이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현재 현대자동차그룹 해외 합작법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고려아연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