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이세요?" 중고거래 사기 잇따르자 부산시가 내놓은 묘책

최근 지하철역에 조성된 중고거래 안전지대/사진=뉴스1

고가의 물품을 직거래하기로 했다가 들고 도망가는 등 중고거래 사기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부산시가 '중고거래 안전지대'를 만들었다.

3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경찰청·부산자치경찰위원회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빈번한 중고거래 시 절도·사기 등 범죄피해를 예방하고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중고거래 안전지대'를 올해에만 4곳 추가 조성해 총 10곳을 운영 중이다.

올해 설치된 곳은 연제구 이마트 연제점 앞과 남구 홈플러스 감만점 안, 사상구 부산 도시철도 2호선 주례역·사상역 등 4곳이다.

'중고거래 안전지대'는 중고거래 당사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지하철역과 마트, 버스 정류장 등 중고거래가 활발한 장소에 범죄예방을 위한 폐쇄회로(CC)TV, 조명 및 중고거래 주의사항 안내 시설물(키오스크)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바닥에 중고거래 안심존이라는 커다란 글씨가 적혀있고 정면에 안내판에는 붉은 글씨로 CCTV 촬영 중임을 알리고 있다. 중고거래 안전지대는 저녁에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 상대방의 얼굴이나 제품 등을 식별하기 수월하게 해놓았다.

중고거래 안심존은 부산이 최초로 시행한 것으로, 시민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부산자치경찰이 2021년 시민 공모를 통해 아이디어를 모은 후 2022년부터 매년 부산시에 2~4곳씩 설치해 현재 10곳까지 늘었다.

부산의 한 경찰서 앞에 조성된 중고거래 안전지대/사진=KBS 보도 캡처

누리꾼들은 이와 관련해 좋은 아이디어라는 반응을 보인다.

한 누리꾼은 "금 팔러 나갔다가 칼 맞아 죽은 사람보고 중고거래가 무서워졌는데 파출소나 경찰서 앞이라면 안심될 듯", "여성들이 직거래할 때는 저런 곳이 필요하겠다", "사기꾼이 사기 치려면 저기는 피할 듯", "간만에 괜찮은 아이디어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직거래의 경우 대개 구매자가 판매자 집 앞에 가서 사는 것이 원칙처럼 여겨지고 있어서다. "저기서 거래 안 한다고 하면 의미 없다", "중고거래 사기는 보통 택배거래가 많다" 등의 댓글도 달렸다.

지자체는 아니지만 세븐일레븐도 올해부터 중고나라와 손잡고 비대면 중고 거래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중고나라 판매자가 가까운 세븐일레븐 점포에 상품을 위탁하면 구매자가 매장에서 편한 시간에 물건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이 경우 아예 구매자와 판매자가 만나지 않고도 거래할 수 있어 범죄 위험을 덜 수 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