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야인 친윤’의 귀환? 장제원 입각설 내막은

박성의 기자 2024. 7. 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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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인재난’에…정무장관‧행안부장관‧방통위원장 후보 하마평
총선 불출마 후 잠행에도…부산 여원산악회 중심 張 ‘세’ 여전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 믿는다."

지난해 12월12일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4·10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성공보다 절박한 게 어디 있겠나.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부 성공의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일각 '친윤(親윤석열)‧중진 퇴진론'에 응답한 첫 사례이자 마지막 사례였다. 장 전 의원의 바람과 달리 여권은 참패했고 친윤계 핵심 대부분이 생환에 성공했다.

이후 야인이 된 장 전 의원의 입각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통령실이 6개 안팎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예고한 가운데 정무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 등으로 장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동시에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에도 장 전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뿌려졌던' 그의 행보에 정치권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2022년 5월 당선인 신분이던 윤석열 대통령과 당선인 비서실장 장제원 의원이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잔디광장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 입장하고 있다. ⓒ뉴스1

방통위원장 '사퇴' 정무장관 '신설'…사람 찾는 용산

당초 총선 패배 이후 신속한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진(국가안보실 제외)이 사의를 표했고, 윤 대통령도 지난 5월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개각 필요성을 언급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제 개각이 필요하다"며 "정부 출범 후 2년간 장관직을 맡은 분들이 있고, 각 부처 분위기도 바꿔 소통하고 민생에 다가가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두 달여가 지나도록 개각은 단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0일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3명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을 뿐이다. 대통령의 의지에도 개각이 이뤄지지 않는 배경을 두고 갖은 추측이 제기된다. 우선 높은 '청문회 문턱'이 원인으로 꼽힌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일부 후보들이 까다로운 인사청문회 등을 이유로 입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일각에선 여당 현역의원 차출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관과 의원은 겸직이 가능하다. 통상 원외 인사보단 '동료 의원'에 대한 인사 검증이 다소 느슨하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의석이다. 108석에 불과한 여당 의원이 내각으로 이동하면 거야에 맞설 '공격수'를 잃게 될 것이란 우려가 여당 내부에서 제기된다.

그렇다보니 '플랜B'로 21대 의원, 그 중에서도 윤 대통령과 소통이 가능한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모습이다. 장제원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장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친윤계 복심으로, 정치권에선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계파논란이 일자 "앞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입각하지 않았고, 총선 참패 위기가 번지자 친윤계 복심 중 유일하게 불출마 의사를 밝힌 뒤 하방했다.

정치권에선 장 전 의원이 입각한다면 윤석열 정부가 최근 신설한 정무장관행(行)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무장관은 정부조직법상 국무총리 직속으로 배속되지만 대통령의 메시지를 국회에 전달하고, 국회의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맡는다. 정무장관은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국무위원인 만큼 그동안 정권의 실세 다수가 이 자리를 거쳤다. 이밖에 후임 행정안전부 장관, 후임 방통위원장 하마평에도 장 전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2024년 6월8일 여원산악회의 날 행사에 참여한 장제원 전 의원 ⓒ장제원 전 의원 페이스북

산악회에 버스 25대 동원…張, '야인' 됐지만 '세' 여전

'장제원 카드'의 효과, 실현 가능성을 두고는 정치권 시선이 갈린다. 여권 일각에선 여의도를 떠난 장 전 의원이 비교적 계파 논란에선 자유로워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 지도부 한 관계자는 "정권 초였다면 (친윤 현역인) 장 전 의원의 입각이 정부로서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그러나 상황(장 전 의원의 불출마)이 달라졌다. 인재난이라면 입각이 무리한 시나리오는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야권의 반응은 냉담하다. 국회와의 소통을 위해 만든 정무장관, 야권의 '탄핵 표적'이 됐던 행안부 장관, 방통위원장에 친윤계 복심이 향하게 되면 정국이 더 냉각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 지역구의 민주당 한 의원은 "여당 총선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게 장 전 의원을 비롯한 친윤"이라며 "그런 사람을 다시 입각시킨다는 건 대통령이 총선 민의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 후 장 전 의원은 잠행하고 있다. 5월까지 활발히 운영됐던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최근 정치 현안과 관련한 어떠한 게시글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 다만 장 전 의원은 여전한 '세'를 과시하는 모습이다. 장 전 의원은 지난달 8일 페이스북에 '여원산악회의 날'을 맞아 "오늘도 어김없이 버스 25대, 1200 여명의 회원이 함께 했다"는 글을 올렸다. 여원(汝元)산악회는 장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조직으로, '장 의원이 여의도(汝矣島)에서 으뜸(元)이 돼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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