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長 잇단 사퇴와 공영방송 퇴행[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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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방송 3법 강행 입법 추진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 추진, 방송통신위원회 공영방송 차기 이사 선임 절차 의결, 그리고 방송통신위원장 사퇴.
야당이 방송 3법 개정을 통해 공영방송 거버넌스를 바꾸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행 방송법에 따라 공영방송 이사진이 교체될 경우, MBC 경영권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방송통신위원장을 탄핵하려 한 것도 차기 이사 선임 절차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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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방송 3법 강행 입법 추진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 추진, 방송통신위원회 공영방송 차기 이사 선임 절차 의결, 그리고 방송통신위원장 사퇴.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한국 방송판의 자화상이다. 얼핏 보더라도 방송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정쟁 그 자체다. 여야 모두 이런저런 이유와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속내는 너무나 분명해 보인다.
우리 방송은 국가와 정치권력의 통치 도구에서 출발했다. 국가 재건과 안보라는 대명제 아래 정권이 방송을 통제하는 것이 당연시됐다. 하지만 1987년 이후 정치적 민주화가 이뤄지면서 방송의 정치적 독립도 논의되기 시작됐다. 방송이 법적·제도적으로 국가의 직접 통제에서 벗어난 것은 2000년 통합방송법이 제정되면서부터다. 문화체육부나 공보처 같은 독임제 정부 부처가 갖고 있던 방송정책과 규제 기능을 민간 독립 기구인 방송위원회로 이관한 것이다. 이후 방송위원회는 정보통신부와 통합돼 지금의 방송통신위원회가 됐다. 여야가 추천하는 5인으로 구성된 합의제 기구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독립성을 정치적 안배로 구현하기 위한 제도였다.
이 같은 제도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방송의 정치적 독립은 쉽지 않았다. 특히 몇 차례 정권 교체를 거치면서, 방송과 방송 규제 기구가 집권당의 전리품처럼 돼 버렸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면 방통위 위원과 공영방송 이사를 인위적으로 교체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공영방송이 자신들을 제도적·재정적으로 보호해 줄 수 있는 정권과 결탁해 정치 도구화하는 ‘후견체제(cliental system)’가 형성됐다. 공영방송이 정치 지형 변화와 연동되는 ‘정치 병행성(political parallelism)’이 점점 심해졌다. 결과적으로 공영방송은 여야 간 정쟁의 장이 돼 버린 것이다.
방통위 역시 논의와 합의라는 위원회제도의 본질은 사라지고, 다수의 힘으로 집권 여당이 일방적으로 방송 정책을 결정하는 형해화한 기구가 돼 버렸다. 그나마 집권당이 국회 다수당이면 갈등이 덜 했지만, 지금처럼 그렇지 못할 경우 파행이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야당이 방송 3법 개정을 통해 공영방송 거버넌스를 바꾸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행 방송법에 따라 공영방송 이사진이 교체될 경우, MBC 경영권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방송통신위원장을 탄핵하려 한 것도 차기 이사 선임 절차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연히 정부는 정상적 선임 절차를 추진하기 위해 방통위원장 사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편법과 꼼수가 난무하는 저질 정치의 진수를 보여준다.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 만든 현행 방송 관련 제도들이 도리어 방송을 극한의 정치판으로 만든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성숙한 정치 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권, 특히 집권 정파가 방송에 대한 권한을 내놓는 방법밖에 없다. 정부가 소유하고 있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송들을 시장에 내놔야 한다. 이미 YTN의 공적 지분을 민간에 이양한 바 있다. 서울시 소유의 TBS도 민간 사업자에게 이양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그렇다면 MBC도 원래대로 민영화하는 것이 정쟁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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