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자산관리 어떻게? [더 머니이스트-하준삼의 마켓톡]

2024. 7. 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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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급격한 금리인하 기대하기 어려워
차분한 중장기 전략대응 필요
자산별 특성에 맞게 대응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개최된 한국금융산학학회 포럼에 참석했습니다. 6명의 금융전문가가 '한국금융시장 진단'이라는 주제로 주가와 금리, 환율, 국제유가에 대해 현장감 있는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각자 다른 주제를 이야기했지만, 빠지지 않는 요소는 기준금리의 향방이었습니다. 그만큼 금리의 변화 추이는 모든 경제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일 겁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은 "현재의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은 이미 끈적하게(sticky) 고착화한 상태라고 진단하고, 이런 잘못된 시그널을 주면 언제든 물가가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은 금리인하를 하더라도 천천히 할 수밖에 없고, 이때 다시 인플레이션이 온다면 다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다"며 1970년대 미국에서 있었던 스탑앤고(물가가 조금 떨어지면 금리를 인하하고 다시 오르면 금리를 인상하는 정책) 정책을 언급했습니다.

일반 국민과 투자자들 모두 계속되는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에 지쳐 있습니다. 고금리가 언젠가는 하락할 것이고, 빠른 시간에 큰 폭으로 오른 만큼 단기간에 금리가 역동적으로 하락하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금리하락 신호가 오거나 기준금리 하락 발표가 나기만 하면, 본격적인 투자를 해야겠다고 나서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캐나다와 유럽은 금리하락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Fed나 한국의 금통위도 올해 1~2회 기준금리 하락을 예고했지만, 본격적으로 금리를 계속해서 내릴 것이란 시그널은 주지 않고 있습니다.

답답하기만 한 경제상황, 금리를 시원하게 내려줄 것 같지 않은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 시대에 어떻게 자산관리를 하는 것이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먼저 주식입니다. 금리인하가 시작되면 단기적으로 일부 이익실현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시중에 유동성이 많아져서 주식투자에 좋은 환경이 됩니다. 그러나 이미 금리인하를 예상해 주식시장은 견조한 상승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고점이 언제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모든 흐름이 지나고 나서야 정확한 지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조윤남 전 대신경제연구소 대표는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시점이 시장의 전환점일 수 있기 때문에 주식 투자자는 이 시점에 단기적으로 일부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채권은 2~3년 중기투자로 연 6% 전후의 수익을 목표로 투자할 것을 권합니다. 이정호 우리자산운용 부문장은 채권시장이 다소 긴축적 정책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으나 장기 시중금리는 이미 선반영돼 있는 상태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국내 기준금리는 계속 3.5% 고정돼 있지만 시중은행에서 적용되는 예금과 대출금리는 고점 대비 0.5~1% 내외로 이미 상당부분 내려가 있습니다. 

채권투자는 금리가 하락할 때 채권가격이 올라가고, 보유채권의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수익률이 커집니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1년제 금리가 연 3.5% 수준인데 이것의 약 두 배 수준인 6% 내외 목표로 투자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부동산은 하반기 금리인하 시기 전후에 매입하는 것을 고려해 봅니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동안 부동산 시장은 상당기간 침체했습니다. 금리가 빨리 내려가기를 기대하지만, 기대만큼 인하폭은 크지 않고 시간도 꽤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 하반기에 한 번 정도 금리가 인하되는 데 그친다면, 실망감으로 인한 매물량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실거주용 주택이나 투자용 부동산을 매입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하반기 금리인하 시점 전후로 시기를 잡으면 좋겠습니다.

당분간 답답한 경제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매력적이고 뚜렷한 투자방법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답답하고 길어지는 게걸음 시장상황에서 자산별로 투자목표를 세우고 단기보다 중장기 전략으로 맞추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 교수,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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