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탤런트리의 번지, 인재 구직・구인난의 대안 솔루션

조현익 카카오벤처스 선임심사역 2024. 7.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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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투자(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에선 현업 투자자가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를 공유합니다.

지난 수년간IT 업계에서는 개발자를 비롯해 거의 모든 직무에서 구인난을 겪어왔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공통적인 현상이었는데, 그 어느때보다 많은 기업들이 기술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필요로 하지만 이에 대비해 충분히 인재들이 양성되지 않아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즉각적으로 채용할 수 없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중/장기화 되면서 어떻게든 좋은 인재를 ‘모셔오기 위해’ 높은 보상이나 혜택, 처우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판관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과도하게 증가했고, 동시에 투자 시장이 급격히 냉각화 되고 추가 투자유치에 실패한 기업들이 생겨났다. 이런 흐름을 통해 노동시장, 보다 구체적으로는 채용과 보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련의 IT업계의 사이클을 거쳐가면서 대안으로 대두된 서비스가 바로 탤런트리가 운영하고 있는 ‘번지’다.

번지 서비스. /탤런트리 제공

◇IT 핵심 직무 인재가 몰리는 초단기 채용 플랫폼 ‘번지’

번지는 우수한 역량을 갖춘 인재들로 기업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돕는 초단기 채용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훌륭한 인재가 아니고서는 해결이 불가능하지만, 높아진 인건비가 부담스러운 고난도/고숙련 업무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채용을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고, 미국의 경우 950조 규모의 전체 파트타임 급여 시장 중 고숙련 업무가 약 16%로 무시못할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벤처스가 탤런트리에 초기투자를 했던 이유는 이러한 거시 환경의 영향도 있지만, 더욱 주요하게 작용했던 점은 탤런트리가 시장참여자들을 대상으로 가설검증을 해나가는 과정이 인상깊었기 때문이다. 탤런트리는 ‘번지’ 플랫폼의 3가지 핵심 요소인 인재(Talent), 고객사(Client),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연결시키는 매칭(Operation) 중 가장 우선적으로 인재 풀 확장성을 검증하고자 했다. 즉, 전문성을 갖춘 핵심인재들은 또 다른 우수한 인력들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며 추천 기반으로 Top Talent 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해보고자 했다. 실제로 초기에 확보했던 우수 인재 탤런트들은 인재허브 역할을 하며 주변에 있는 훌륭한 인재들을 데리고 오는데 큰 기여를 했다.

한편 우수한 인재분들은 왜 흔쾌히 ‘번지’를 찾게 되었을까? 초기에는 부가적인 수익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대부분의 현직 인재들은 새로운 도전, 커리어 개발 등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이끌려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고, ‘번지’를 통한 활동이 본인에게도 배움의 기회가 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무엇보다 단순 매칭의 경우 문제를 파악하고 정의하는데만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데, ‘번지’의 경우 매칭 단계 이전에 고객사의 문제에 대한 철저한 진단 및 업무 정의가 이뤄지다보니 인재들은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경험과 데이터, 디테일이 만들어 낸 고객사 풀

곁에서 바라본 ‘번지’는 Do things that don’t scale (확장가능하지 않은 일을 하라)라는 Paul Graham의 메시지를 진심으로 받아들인 팀이다. Y Combinator의 창업자로 잘 알려져있는 Paul Graham은 초기 스타트업이 효율성과 확정성을 너무 중요시한 나머지 실제 고객들과 멀어져 제품개선에 유의미한 피드백을 못받는 경우를 경계했다. ‘번지’는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고객사들 및 인재들과의 문제 정의/ 연결 그리고 프로젝트 관리 전 과정에 걸쳐 모든 미팅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고객사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가진 고민의 작은 디테일까지 파악하고 문제 진단-분석 및 인사이트 도출의 사이클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고객사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가능해지며, 어떤 인재가 가장 적합한지에 대한 경험과 데이터가 계속 쌓이고 있다. 고무적인 점은 초기의 예상보다 더 규모가 큰 기업에서도 번지와 같은 서비스를 찾기 시작했다는 점이고, 프로젝트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인접한 다른 프로젝트를 위한 재구매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약 4,000여 곳의 고객사들이 ‘번지’에 등록된 국내 최고 수준의 인재들과 관련된 소식을 꾸준히 받아보고 있고, 이 중 400여개 기업들이 번지를 통해 인재를 만나 컨설팅 혹은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한 번 프로젝트를 수행한 고객사들의 재의뢰율은 40%를 상회한다.

고객사의 문제 정의 – 인재 연결에서 프로젝트의 수행 관리까지 모두 진행하면서 높은 수준의 운영 공수가 들어가지만 이 과정에서 쌓이기 시작한 데이터는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번지는 AI를 활용하여, 고객사 및 인재 미팅 데이터 정리부터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자동화 툴 등을 자체적으로 제작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프로젝트를 높은 수준의 만족도로 유지하고 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운영 효율성이 계속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번지 팀의 믿음이다.

◇기업과 인재, 일로 연결된 모두에게 나은 미래 선보이길

탤런트리 안찬봉 대표는 과거 BCG 컨설턴트로 활약하다 이후 플레이팅을 공동창업 했다. 이때도 고객만족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가령, 편도 4시간이 걸리는 거리의 고객사에서 주문이 들어왔을 때 5일동안 매일 새벽에 음식을 직접 챙겨 왕복을 했다는 에피소드는 안 대표가 어떤 책임감과 실행력으로 업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작은 사례인데, 그런 노력들이 오랜 기간 쌓이고 쌓여 현재 번지의 근간이 되고 있다.

아직 ‘번지’가 해결해야하는 과제들은 산적해있다. 상술한 인재-기업의 효율적인 매칭을 위해서는 더욱더 엣지있는 프로덕트가 개발되어야 하며, 고객사들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개별 프로젝트의 만족도를 유지하는 장치들과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단기채용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바라보는 인재들의 시선이 점점 변하고 있고, 기업들 또한 문제해결을 유연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요구는 매일 커지고 있다. 번지의 ‘엔진’이 본격적으로 가동되어 기업과 인재, 나아가 일로 연결된 우리 모두에게 보다 나은 미래가 도래하는 것을 상상해본다.

안찬봉 탤런트리 대표. /탤런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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