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은 시인 첫 시집 '구름의 건축술' 출간

김형택 기자 2024. 7.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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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은 시인의 첫 시집 '구름의 건축술'이 나왔다.

노자은 시인이 노래하는 시편들의 대상들은 대체로 허허로운, 손에 잡히지 않는 헛것의 존재로 나타나지만, 놀랍게도 그 허무한 것들을 직조하여, 시의 육체성을 탄탄하게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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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노자은 시인의 첫 시집 '구름의 건축술'이 나왔다.

노자은 시인이 노래하는 시편들의 대상들은 대체로 허허로운, 손에 잡히지 않는 헛것의 존재로 나타나지만, 놀랍게도 그 허무한 것들을 직조하여, 시의 육체성을 탄탄하게 구축한다.

“구름이 산 위에 터를 잡고 안주하려고 할 때는 나무들의 높이를 배려”('구름의 건축술')하는 화자의 절제된 성찰로써, 산은 가만히 있어도 산이 되고, 구름이 나무를 배려함으로써, 현실의 육체를 얻는 기가 막힌 풍경을 연출한다. “구름이 물꽃송이로 숲을 감싸고 액자의 테두리처럼 배경을 더해” 줌으로, 드디어 구름은 시공을 초월하여, 또 다른 공간을 건축한다. 이 어렵사리 한 공간에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 세대 간의 교감, 그리고 창조적 시의 과정을 장인정신으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비워낸 꽈리 속에서 슬픔을 불어내는 과정을 통해, 슬프디슬픈 흔적들을 육화하면서 아름다운 노래로 승화하는 절창을 본다('슬픔을 불다'). 대체불가한 과거를 활달한 상상력으로 이미지들을 자유롭게 옮기면서, 과거의 박제는 시인이 전개한 심상의 공간에서 현현(顯現)함으로서 시간은 무화되고 만다('새들도 어제를 찾으러 날아갈까'). 낮달을 통해 시간의 무상함을 형상화하여, 비어있는 시계로 은유된 낮달의 모습은 결국, 인간 존재의 덧없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낮달이 떠 있는 방식'). ‘사랑해’라는 말보다 의자의 존재를 부각하며, 화자는 일상적인 의자를 통해 인간 내면의 의지를 형상화하는데, “의자는 혀가 없어, 다행이다”라는 재미난 말에 한편 안심한다('다행이다, 의자').

김영탁 시인('문학청춘' 주필)은 그의 시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이, 노자은의 시편들은 탄탄하고 야물면서, 공간적인 상상력으로 시를 구축하는 힘이 독특한 강점이다. 특히, 흩어진 헛것들과 불규칙하게 직조한 대상들은 동일시화를 이루며, 서로가 회통하면서 잘 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모는 오랫동안 시를 제련한 장인의 여정을 엿볼 만큼, 감동의 상처를 남긴다."

노자은(본명 노은자) 시인은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2015년 '문학광장'으로 등단했다. 어린 시절부터 고향에서 함께했던 꽃과 나무, 풀과 구름들 그리고 순박한 사람들과 지냈던 추억들이 시인의 길로 가게 한 듯하다. 첫 시집 '구름의 건축술'은 아득했던 시절의 자연의 벗들과 다시 만나서 구름의 집을 지었던 이야기다.

노자은 지음/ 황금알 펴냄/ 136쪽/ 1만 5000원

k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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