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석 달 연속 둔화했다는데… 체감은 글쎄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통계청이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4% 올랐다. 이는 지난해 7월(2.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1월 2.8%를 기록한 뒤 2월과 3월 각각 3.1%로 오름세를 유지했었다. 4월 2.9%에 이어 5월 2.7%로 하향세를 보인다.
품목별로는 소비자 체감이 민감한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6.5% 올랐다. 수산물(0.5%)과 축산물(-0.8%)은 안정적 흐름을 보였지만 농산물이 13.3% 상승했다. 사과(63.1%)와 배(139.6%) 등 과일 가격의 강세는 계속됐다. 토마토(18.0%)와 고구마(17.9%)의 오름세도 두드러졌다. 특히 김은 28.6% 상승해 1987년 12월(34.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과실 등 계절과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구성돼 ‘밥상 물가’와 직결된 신선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11.7%나 상승했다. 생선과 해산물 등 신선어개(-1.4%)와 신선채소(-0.8%)는 하락했지만, 신선과실이 31.3%나 증가했다.
외식 물가도 원재료비와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3.0% 올라 5월(2.8%)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반면 가공식품 상승률은 1.2%로 전월(2.0%)보다 축소됐다. 2021년 2월(1.2%) 이후 4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는 2%대 초반으로 안정세를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상승해 5월과 상승 폭이 같았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향후 특별한 추가 충격이 없다면 하반기 물가는 당초 정부 전망대로 2% 초·중반대로 안정화될 것”이라면서도 “7월은 여름철 기후 영향, 국제유가 변동성 등으로 물가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달에는 배추, 무, 당근 가격이 1년 전보다 비싸지만, 참외와 수박 등 과채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펴낸 ‘농업관측 7월호’에 따르면 이달 배추 도매가격은 10㎏에 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1.1%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여름 무도 재배면적 감소로 생산량이 1년 전보다 10% 줄어 도매가격이 20㎏에 1만5000원으로 21.8%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당근 도매가격은 20㎏에 7만5000원으로 66.9%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사 임원이 각각 책임져야 하는 내부통제 대상 업무 범위와 내용을 명확히 한 ‘책무구조도’ 도입 등의 내용이 담긴 지배구조법(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 3일부터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개선방안의 구체적 내용을 설명한 해설서를 발간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금융권과 소통을 통해 확인된 다양한 질의사항 등에 대한 답변을 담은 해설서를 공유해 책무구조도 등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지배구조법은 △책무구조도 도입 △임원의 내부통제 관리의무 이행 △이사회의 내부통제 역할 명확화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 임원 제재조치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위는 이번 해설서를 통해 책무구조도상 ‘책무’의 개념, 배분, 범위, 이행, 제재와 내부통제위원회 운영에 관한 금융권 질의사항 등에 대한 답변 내용을 포함시켰다.
특히 금융위는 상위 임원(상급자)과 하위 임원(하급자)의 업무가 일치하면 상위 임원에게 책무를 배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동일 업무를 수행했다면 상급자의 책무로 특정하라는 취지인데, 과거 금융사고가 터지면 대표이사나 담당 임원들이 ‘하급자의 위법행위를 알 수 없었다’며 빠져나갔던 사례가 잦았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책임을 미루지 말라는 게 책무구조도의 핵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첫날인 지난 1일 외국환중개회사를 통한 원·달러 현물환이 125억7000만달러 거래됐는데, 오후 3시30분 이후 거래량이 대략 20%를 차지했다. 외환 거래시간이 이튿날 오전 2시까지 대폭 연장되면서 은행권도 관련 인력을 늘리고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대응에 분주하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1일 서울 중구 하나 인피티니 서울(하나은행 본점) 외환 거래실(딜링룸)을 찾아 거래 상황을 점검했다.
국내 외환시장은 7월부터 운영 시간을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로 연장했다. 전에는 같은 날 오후 3시30분에 마감됐다. 개장시간 연장 첫날 오후 3시30분 이후 거래량은 24억6000만달러로, 전체의 19.6%를 차지했다. 시간당 평균 거래량은 오전 9시∼오후 3시30분이 15억6000만달러, 연장 시간대인 오후 3시30분∼다음 날 오전 2시가 2억3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매도·매수하려는 가격 간 차이도 오후 3시30분 이전과 큰 차이 없이 유지되는 등 시장 유동성은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최 부총리는 “외환시장 구조 개선은 선진국 수준으로 성장한 우리 경제의 위상에 걸맞게, 그간 안정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던 외환시장을 개방·경쟁적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제도 개선방안이 성공적으로 조기 안착하기 위해서는 국내 은행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에 대비해 지난 4월 국내 최대 규모의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을 개관했다. 5월부터는 야간 근무인력을 딜링룸에 추가 배치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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