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곡 '잊혀진 계절'로 불멸의 가수 된 영원한 현역 조용필에 필적..아이유도 리메이크 차 번호도 '1031'
"요새는 놀지, 10월 한달만 바짝 하면 되는데 뭘." 근황을 묻자 돌아온 대답입니다. 80년대, '가왕' 조용필과 자웅을 겨뤘던 국민 가수 이용 씨를 만났습니다. 트레이드마크 파마머리에 금테안경, 스튜디오를 쩌렁쩌렁 울리는 가창력도 과거 그대로였습니다.
목소리 위해 술 담배 다 끊어
숱한 명곡으로 센세이션을 불러왔던 1집 앨범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영롱한 피아노 선율로 시작되는 대표곡 '잊혀진 계절'. 영혼의 콤비이자 히트곡 제조기인 박건호 작사 이범희 작사입니다. 이 한 곡으로 이용은 말 그대로 전설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차량 번호도 1031이랍니다. 가을을 장식하는데 이만큼 더 강력한 노래가 있을까요? 폭염과 장마가 오락가락한 여름이 지나면 어김없이 대한민국을 강타할 겁니다. 가수 생활만 40여 년. 노래를 위해 술 담배도 일찌감치 끊었답니다. "목소리엔 산성이 쥐약이에요. 술 담배 커피도 다 끊었어요."
실연의 아픔 절절히 노래..최고 출세작
특유의 눈감고 노래하는 모습
배리 매닐로우가 'When october goes'로 쓸쓸한 가을을 표현했다면 이용은 마지막 구절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로 절절하게 실연의 아픔을 묘사했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밤을 끝으로 볼 수 없게 된 연인을 그리워하는 노래죠. 이 곡이 들어간 1집 앨범으로 82년 당시 최전성기를 누리던 가왕 조용필을 제치고 모 방송사 가수왕을 차지했습니다. 후배들도 꾸준히 리메이크하고 있는 명곡 중의 명곡입니다. 한 드라마에서 아이유도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강원도 인제 소규모 공연이 가장 인상적"
와이티엔 스튜디오에서 열창하는 모습
40여 년 8천 회 이상의 공연에서 잊혀진 계절을 불렀답니다. 가장 인상 깊은 공연은 언제, 어디서 였을까요? "난 강원도 인제에서 군 생활을 했거든. 근데 어느 핸가 인제에서 공연 요청이 온 거예요. 가보니 사람이 100명도 안되는 거야. '야, 이럴 수가 있나'하고 속으로 혀를 찼는데, 이분들이 너무 좋아하는 거지. 청중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를 반겨주는 게 그렇게 좋았어요".
방송 일 하려다 벼락 인기
'더 싱어' 녹화 후 제작진과 함께
"사실 용필 선배 노래는 중학교 때 처음 들었거든. 우상이었는데 내가 그만큼 인기를 얻게 된 게 너무 영광이지." 이용의 인기 비결이라면 무엇보다 가창력이겠죠. 애초에는 가수가 될 생각도 없었답니다. "애초 방송연예과를 나왔어요. 그래서 방송국 일을 하려고 했지. 근데 '국풍81' 행사 때 우연히 불려가서 노래를 했다가 가수가 된 거야." 1981년, 국풍 81 젊은이의 가요제에서 들고나온 '바람이려오'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가요프로 4주 연속 1위, 다른 매체에서는 18주 연속 최고 인기 가요에 등극했습니다. 뒤이어 같은 1집에 있던 잊혀진 계절이 잇달아 뜨면서 82년을 이용의 해로 만들었던 거죠.
폭발적 인기..영화도 출연
최고배우 이혜숙과 함께 한 '잊혀진 계절'..작고한 청춘스타 손창호씨도 보이네요
과거부터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히트곡이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되는 일은 흔했죠. 가수가 영화에 나왔다는 건 그만큼 당대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는 방증이었습니다. 벼락같은 인기 이후 사생활 문제로 긴 공백기를 갖긴 했지만, 이용은 지금도 영원한 현역입니다. 젊은 가수들의 트로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요즘, 쓴소리도 보탰습니다. "가수라면 자기 히트곡이 있어야지, 남 노래만 불러서 뭐해요?"
'부전자전' 아들은 성악과 교수
피는 못 속이는 걸까요? 아들은 성악과 교수로 미국에 있습니다. 아들과는 '두 개의 세상'이라는 노래도 불렀습니다. 공백기 때문에 뜨지 못했던 '색 바랜 벤치' 도 숨은 명곡입니다. 가왕에 필적했던 전설의 가수 이용. 이용의 생생한 라이브와 화려한 스타덤에 가려진 뒷얘기는 이번주 목요일 YTN2의 고품격 음악 프로그램 '더 싱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