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다가오는 혼란의 시대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2024. 7. 3.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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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보다 보면 종종 다큐멘터리가 눈에 들어온다.

일반적인 다큐멘터리는 50분 정도로 마무리되지만 시리즈물을 주력으로 하는 넷플릭스답게 다큐멘터리도 여러 편으로 구성돼 한 시즌을 구성하곤 한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새삼 1980년대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시대였는지를 알 수 있다.

당면한 문제들을 외면하고 막연한 이상과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하던 세력들이 시대의 뒤편으로 밀려나는 것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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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넷플릭스를 보다 보면 종종 다큐멘터리가 눈에 들어온다. 일반적인 다큐멘터리는 50분 정도로 마무리되지만 시리즈물을 주력으로 하는 넷플릭스답게 다큐멘터리도 여러 편으로 구성돼 한 시즌을 구성하곤 한다. '터닝포인트: 핵무기와 냉전'은 제2차 세계대전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80년 동안 이어진 냉전과 그 이후 현대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새삼 1980년대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시대였는지를 알 수 있다. 1970년대에 진행된 미국-소련의 데탕트가 끝나고 다시 양국의 군비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핵전쟁의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고 상대방을 악마화한 지도자가 마음을 바꿔 손을 내미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진 것도 이때다. 전쟁과 공멸 대신 평화와 개방이라는 선물이 인류에게 다가온 것은 서로가 느낀 불안과 공포가 변화의 필요성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진행된 변화가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소련의 해체로 이어지면서 영원할 것 같던 냉전이 한순간에 마무리된 장면들은 우리의 기억에 존재하지만 한 편으론 아득한 옛날 일이 됐다.

냉전 종식 이후 30년간 인류는 평화로운 시대를 보냈고 세계는 하나로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발전을 거듭했다. 세계화는 세계를 풍요롭게 만들었고 국가 간의 전쟁은 역사책에나 나오는 것으로 여겼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과 이라크 침공 같은 전쟁이 이어졌지만 사람들은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이 결국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를 더욱 안정적이고 좋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을 가지고 전쟁을 애써 무시하면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일상을 영위했다. 하지만 미국은 2곳 모두에서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고 막대한 비용과 희생만을 남긴 채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이 한 시대가 저문 순간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야 막연하게 깨닫고 있다. 인류는 냉전 이후 30년이란 시간 동안 주어진 드문 기회를 어영부영하면서 놓쳤고 이제 새로운 역사의 흐름에 끌려들어가고 있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인류의 미래가 지난 30년의 연장선에 있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당연하고 옳은 것이라 여긴 것들이 부정당하고 있다. 지난 세월을 이끌어온 세력은 양 극단에 위치한 세력들로부터 공격받으며 무력해진다. 당면한 문제들을 외면하고 막연한 이상과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하던 세력들이 시대의 뒤편으로 밀려나는 것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분출하기 시작한 다양한 불만과 갈등을 누군가가 해소하고 정리해주기를 희망하지만 모두가 문제를 제기할 뿐 해결할 능력이나 의지를 갖춘 세력은 보이지 않는다.

세계적인 변화를 목격하면서 우리는 한반도에 별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세계의 변화 흐름 속에 우리만, 한반도만 아무 일 없는 것처럼 과거의 모습을 반복하기는 어려워졌다. 사람과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으며 국가 간에 새로운 관계형성을 위한 합종연횡과 갈등이 본격화한다. 하지만 우리가 과거의 관념과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시작된 변화의 시대를 어떻게 맞이할지 고민하지 않는 사이에 우리를 둘러싼 갈등과 변화의 폭과 속도는 급속히 바뀌고 있다. 우리는 세상에 관심이 없어도 세상이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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