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혔다는데 … ‘천원 소비’로 몰렸다

황현규 2024. 7. 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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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로 집계됐습니다.

3월까지만 해도 3%를 웃돌던 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둔화하며 2 퍼센트대 중반으로 내려왔습니다.

2.4%는 의미가 적지 않은 숫잡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앞서 "물가 상승률이 2.3~2.4% 수준으로 내려가는 추세가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금리 인하 가시권'으로 전체 물가가 안정화되는 흐름입니다.

다만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상승폭이 큽니다.

사과, 배, 김은 물론이고 치킨이나 떡볶이 같은 외식 품목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졌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먹거리 소비에서 아낄 만큼 아끼는 '짠물 소비' 경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 모습을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하철 역사 안 빵집.

단팥 크림빵, 카스텔라와 소시지 빵까지 종류가 다양하지만, 가격은 똑같습니다.

'무조건 천 원'을 내세운 천원 빵집입니다.

[김민서/경기도 광주시 : "물가가 너무 비싸서 학생식당밖에 못 먹거나 아니면 도시락 싸 들고 다니거든요. 천원 빵으로 끼니를 때우면 아무래도 용돈이 절약되니까."]

한 끼라도 간단히, 저렴하게 해결하려는 수요가 상당한 수준입니다.

[천원 빵집 운영자 : "하루에 한 1,000명에서 1,500명 정도 오고 계세요. 직접 물건을 떼 와서 팔아서, 유통마진 빼고. 원가에 비슷하게 바로 구매하실 수 있게."]

한 창고형 유통업체 매장에는 또 다른 천 원 상품이 자리 잡았습니다.

천 원에 구매 가능한 아이스 커피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10% 증가했습니다.

[이송자/서울 노원구 : "(커피를) 두잔 세잔 이렇게 먹으면 거의 뭐 웬만한 식사비가 되잖아요. 대체적으로 뭐 4~5천 원 하는데 여기 1천 원이면 굉장히 저렴한 거죠."]

편의점에선 '천 원 미만' 기획 상품을 내세웠습니다.

이 가격대 상품 판매액은 1년 전보다 17% 증가했고 컵라면은 지난달 일시 품절되기도 했습니다.

3년 가까이 이어진 고물가, 특히 먹거리 부담으로 소비자들이 초저가 소비에 몰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고물가에 시달려온 게 거의 3년째 되고 있거든요. 지출액수를 줄이기 위해서 구매빈도가 빈번한 상품의 경우엔 특히 초저가라든가 기획상품이라든가 이런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

냉면 한 그릇에 만 오천 원, 김밥은 오천 원을 넘어서는 등 먹거리 물가가 지갑을 압박하는 현실에 소비자들은 '천원 소비'라는 생존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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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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