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머니 논란 주인공들의 엇갈린 운명' 황재균 11회 극적 결승타...KT 4연승, 한화 9위 추락 [대전 현장]
[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공교롭게도 황재균과 박상원 맞대결에서 결정이 되다니...
KT 위즈가 5연속 위닝시리즈에 대한 시동을 걸었다.
KT는 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전반기 마지막 3연전 첫 번째 경기인 한화 이글스전에서 연장 11회초 터진 황재균의 결승타에 힘입어 6대5로 승리했다. KT는 이 승리로 4연승을 질주하며 8위 한화를 9위로 끌어내리고 한 계단 순위 상승에 성공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마지막 3연전 기선을 제압하며 5연속 위닝시리즈 가능성도 높였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연전. 공교롭게도 순서는 조금 다르지만, 양팀 모우 1-2-3선발 투수가 3연전에 모두 출동하는 빅매치가 만들어졌다. 첫 경기는 KT 에이스 쿠에바스와 한화의 대체 외인 와이스의 맞대결. 이름값에서는 당연히 쿠에바스 우세지만, KBO리그 데뷔전인 지난달 25일 두산 베어스전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와이스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였다.
예상대로 경기 내용은 팽팽했다. 완벽한 투수전은 아니었다. 점수도 나면서, 그렇다고 한 투수가 무너지지 않는 흐름이 흥미로웠다.
기선을 제압한 건 한화였다. 2회 노시환과 안치홍의 연속 안타에 채은성 사구까지 나오며 천금의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김태연의 병살타로 1점에 그치는 듯 했지만, 이도윤이 이어진 2사 3루 상황서 1점을 달아나는 값진 적시타를 때려내 다시 한화의 분위기가 살았다.
KT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5회 잠잠하던 타선을 깨운 건 이날 장성우 대체로 나온 포수 강현우였다. 강현우는 4회까지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와이스를 상대로 깜짝 역전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이자, 데뷔 후 통산 3호포.
호투하던 와이스는 5회 시작하자마자 오재일에게 안타를 내주며 흔들렸다. 황재균의 중견수 플라이 타구도 정타였다. 김상수에게 볼넷을 내준 게 불안했는데, 결국 강현우에게 홈런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어진 1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는 것. KT는 믿었던 강백호가 내야 땅볼로 만루 상황 3루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리고 5회말 한화가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1사 후 황영묵의 좌전안타, 장진혁의 볼넷으로 찬스를 잡은 한화는 앞선 두 타석 부진했던 페라자가 동점 적시타를 쳐냈다.
그렇게 양팀은 5회까지 똑같이 3점씩을 냈다. 그리고 선발은 6회까지 소화를 했다. 경기 후반은 불펜 싸움.
KT는 쿠에바스에 이어 김민수, 김민 필승조가 가동됐다. 한화는 와이스 이후 한승혁, 이민우, 주현상으로 7~9회를 막았다. KT는 8회초 선두 배정대가 2루타를 치고 나간 찬스를 살라지 못해 땅을 쳐야했다.
한화가 9회말 홈팬들 앞에서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2사 3루. 하지만 이닝 도중 투입된 KT 마무리 박영현이 최재훈을 이겨내며 경기는 연장으로 흘렀다.
그리고 균형은 연장 11회초 깨졌다. 한화는 마운드에 박상원을 올렸다. 선두 오재일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KT는 1루에 대주자 박민석을 투입했다. 그리고 등장한 선수가 황재균. 황재균과 박상원은 악연이 있었다. 지난달 5일 맞대결에서 박상원이 큰 점수차 세리머니로 KT 선수들 심기를 불편하게 했고, 당시 황재균이 앞장서서 박상원에게 상황을 따져묻다 벤치클리어링까지 발생한 것. 당시 박상원이 KT 선수단을 찾아가 사과하고 김경문 감독도 박상원의 잘못을 인정하며 사건이 일단락 됐었다.
이후 첫 만남이었는데, 공교롭게도 황재균이 박상원을 상대로 결정적인 안타를 때려냈다. 박상원은 이어 등장한 강현우에게 쐐기타를 맞고 무너졌다. 한화는 급하게 투수를 조동욱으로 바꿨지만 기세를 탄 KT는 로하스까지 적시타를 쳐냈다.
결승타 주인공 황재균도 빛났지만, 이 경기가 연장까지 올 수 있게 한 홈런과 쐐기타를 친 강현우도 '인생경기'를 했다. 마무리 박영현은 1⅔이닝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11회말 2실점 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겨주며 세이브를 따낸 박시영도 박수를 받을만 했다. 프로 데뷔 후 감격의 첫 세이브이기도 했다.
한화는 포기하지 않고 연장 11회말 이원석과 최인호가 연속 적시타를 치며 끝까지 따라가 홈팬들에 위안거리를 줬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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