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평소에도 역주행 많았다”...40년 베테랑도 ‘그 길’ 당황해 탈선주행 했나
무사고 운전 40여년 베테랑 운전자
사고지점까지 시속 100km 질주해
차량 확인 결과 브레이크 기능 정상
일방통행에 역주행 차량 비일비재
목격자들 “급발진 아니었다” 주장
서울 남대문경찰서 정용우 교통과장은 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운전자 차모 씨(68)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차씨에 대해 금명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차 씨는 1974년 버스 면허를 취득했으며, 1985년부터 1992년까지 서울에서 버스기사로, 1993년부터 2022년까지는 트레일러 기사로 일했다고 한다. 차 씨는 평소 승객 20여 명이 탑승하는 9m 길이의 중형버스를 운행했다. 근무하는 동안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고 한다.
사고 당일 차 씨는 서울 중구 소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아내의 오빠 칠순잔치 행사에 참가한 뒤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옆자리에는 아내가 동승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차 씨가 몰았던 제네시스 차량은 웨스틴조선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온 뒤 사고 지점까지 시속 100km에 가까운 빠른 속도로 역주행 돌진했다.
다른 가게 주인도 “역주행하는 차량을 그동안 많이 봐왔다”며 “과거에는 이 길의 한 차선은 시청역 쪽(세종대로)으로 나갈 수 있게 돼있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도로는 2005년 보행로개선사업으로 양방통행에서 일방통행으로 바뀌었다.
차 씨는 사고후 경찰이 실시한 음주측정과 마약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약물 문제가 아니라면 역주행을 한 긴급 상황에 당황한 운전자가 돌발적 행동을 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역주행을 유발하거나 운전자가 혼란을 느낄 만한 도로들이 가끔씩 보인다”며 “(가해 운전자가) 역주행을 하게 된 긴급 상황에 놀라서 돌발적인 행동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차 씨는 사고 직후 차량 급발진을 원인으로 주장했다. 차 씨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100% 급발진”이라며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으나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했다. 차씨는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차가 평소보다 이상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는 “본인은 운전을 오래 했고 현직 시내버스 기사이기 때문에 이런 느낌이 있었는데, 이후 갑자기 차량이 튀어나갔다”고 했다.
하지만 사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급발진은 아니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귀갓길에 사고를 목격했다는 한 시민은 “급발진은 절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급발진할 때는 차량이 무언가를 들이받을 때까지 달렸어야 했는데 횡단보도 앞에서 차량은 정상적으로 멈춰섰다.
실제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봐도 급발진으로 보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사고를 낸 제네시스 차량이 사고 직후 감속하면서 멈췄는데, 일반적인 급발진 차량이 도로 위 가드레일 등 구조물과 부딪히며 마찰력으로 억지로 감속을 하는 것과는 달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가해 운전자가) 조사관들에게 급발진에 대해 공식 진술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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