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만에 830선 뚫렸다”…외국인·기관 매물폭탄에 코스닥 2% ‘털썩’
5개월만에 830선 밑으로
2차전지·바이오·뷰티 약세
실적발표 앞두고 수급 꼬여
이노스페이스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20% 떨어져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사례도 등장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데다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대형주 쏠림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수급 꼬임 현상이 코스닥 시장을 덮친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08% 떨어진 829.91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2월 8일 826.58을 기록한 이후로 5개월여만에 다시 830선 밑으로 하락했다.
전날 주가가 반등했던 에코프로비엠(-3.18%)과 에코프로(-2.39%) 등 대형 2차전지주들의 주가가 다시 내림세로 전환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리노공업(-4.69%)과 HPSP(-1.41%) 등 반도체 소부장 관련주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제약바이오 섹터에서는 지난달 주가가 치솟은 알테오젠(-5.41%)은 물론이고 주가가 내리막을 걷던 HLB(-5.59%)도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 상반기를 주도했던 브이티(-4.00%) 등 화장품주도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노스페이스는 공모가 4만3300원 대비 20.44% 하락한 3만4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제외한 모든 공모주가 상장 첫날에는 상승했으나 이노스페이스만 이례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이노스페이스는 공모가가 희망 밴드 최상단이었고,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상장일 주가는 역행했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의 매도행렬이 코스닥 종목을 끌어내렸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638억원어치와 104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기관은 주가가 급락한 이노스페이스(562억원)와 알테오젠(146억원)을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에코프로(126억원)와 HLB(113억원) 등은 외국인 순매도 종목 상위권에 올랐다.
2분기 실적 시즌 개막을 앞두고 수급이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움직이면서 기관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등 업종 대부분의 실적 기대감이 부푼 상황에서 오는 5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로 실적 시즌이 열린다.
거기다 바이오와 화장품주의 주가가 지난달까지 오름세였고, 최근 2차전지주도 반등하면서 차익실현 움직임이 맞물린 모양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통 실적 시즌 초기에는 대형주 위주의 수급 몰림 현상이 발생한다”며 “단기적으로 올랐던 2차전지 및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 등에 대한 차익실현 성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성장주 비중이 큰 코스닥시장이 타격을 받았다는 해석도 있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 국채 금리가 최근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하면서 국내 증시 가운데서도 코스닥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간밤에 미국 국채 금리가 크게 뛰면서 코스닥 시장이 조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닥 시장은 수급적으로 취약하고 중소기업 중심 시장이다 보니 여파가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을 구성하는 중소기업 실적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점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대기업은 매출액증가율이 올해 1분기에 상승 전환했지만 중소기업은 지난해 4분기 -1.5%에서 이번에 -6.9%를 기록하며 하락 폭이 커졌다.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 3.8%로 전년 동기(4.7%)보다 감소하기도 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도산이 늘어나는 등 재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코스닥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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