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일본과 동맹? 정신 나간 국민의힘" 본회의장 고성에 아수라장
[영상] 대정부질문, 北 오물 풍선 한미일 동맹 논평 지목…"사과하라" 폭발
거친 표현 정회 소동…사과 제안에도 "日동맹 사과 못 해" 국힘 "제명 추진"
[미디어오늘 조현호, 김용욱 기자]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미일 동맹 공고화를 언급한 국민의힘 논평을 들어 “정신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며 고성으로 비난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회의 진행을 하던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사과하는게 어떠냐는 제안을 했으나 김 의원이 일본과 동맹하자는 사람들에 절대 사과 못한다고 밝혀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되면서 대정부질문이 중단됐다.
김 의원이 이 발언을 꺼낸 계기는 2일 오후 국회 정치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총리에게 '한미일동맹이 가능하다고 보느냐, 특히 일본과 동맹'을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하면서다. 한덕수 총리가 “지금 얘기할 것은 아니다. 일본과 우리가 동맹 단계에 가는 것에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꽤 있고, 그건 현실”이라며 “한미 간 동맹을 더 강화하고, 일본과는 적절한 수준에서 협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 총리가 “그것 다 과거 우리 대장(김병주 전 육군대장 시절)님한테, 배운 거 아니냐”고 하자 김병주 의원이 돌연 “그런데도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국민의힘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을 했다”고 비난했다. 관련자료 슬라이드를 올려달라고 하기 무섭게 고성이 터져나왔다.
김 의원이 문제삼은 논평은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이 지난달 2일 북한의 잇단 오물풍선 살포를 두고 내놓은 '계속되는 북한의 저열한 도발 행위는 한미일 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할 뿐입니다'라는 제하 논평이었다. 이와 함께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3월8일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 해법은 북핵과 안보가 엄중한 상황에서 한미일 자유주의 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한 고육지계로 보인다”고 쓴 대목이다.
김 의원이 이 부분이 적힌 슬라이드를 보면서 “국민의힘 논평에서 어떻게 한미일 일본과 동맹을 한다는 거냐. 홍준표 대구시장도 한미일 자유주의 동맹을 (언급)했다.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다”고 큰 소리로 외치면서 “일본과 어떻게 동맹을 한다는 거냐. 국무총리님, 한미일 동맹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시죠”라고 되물었다. 김 의원은 고성으로 “정신나갔죠? 어떻게 일본과 동맹을 맺느냐”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정부질문 진행을 맡고 있던 주호영 국회 부의장(국민의힘)이 장내 소란에 조용히 할 것을 당부하면서 “질문하시는 의원도 용어 선택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 의원이 다시 자신이 “평생을 군복을 입고 국가를 위해서 목숨 바치겠다고 했다.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일본은 영토적인 야심이 있는데 일본과 동맹한다라는 단어를 썼는데 정신이 안 나갔습니까? 정신줄 놓치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과하라는 반발이 터져나오자 김 의원이 “사과하실 분은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은 진정으로 국민께 사과하라”고 했다.
주호영 부의장이 다시 대정부질문 끝나고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해 김병주 의원이 신원식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질의했으나 이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사과요구가 나왔다. 이에 주호영 부의장은 질의을 잠깐 중단시킨 뒤 “국민의힘 의석에서 정신 나갔다라는 소리가 있었다고 하면서 사과하라고 요구가 들어가 있다. 제가 볼 때 조금 심하신 발언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하겠느냐. 사과하겠느냐. 과하신 말씀하신 것 같은데 사과하시고 진행하시죠. 그게 맞는다”고 제안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주 부의장은 “과하신 말씀에 대해서는 사과하시는 게 맞는다”며 “묻는 거다. 사과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원만한 회의 진행을 위해 하는 거다. 서로 자제하고 과한 말씀에 대해서는 정리하는 게 맞는다. '정신 나갔다'는 소리 듣고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이 많지가 않다. 사과하시고 진행하시라”고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아니, 사과할 게 따로 있고”라며 “다른 건 사과해도 일본과 동맹에 대해서는 저는 사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주호영 부의장은 “더이상 회의 진행이 어려우므로 정회를 선포한다”며 대정부질문을 중단시켰다.
이에 국민의힘은 김 의원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즉각 사과하지 않으면 김병주 의원 제명안을 제출하겠다고 반발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신나간' 망언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즉각 사과하라”며 “사과가 없다면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김 의원의 대정부 질문 발언을 두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망언”이라며 “이런 분이 민주당의 최고위원 후보라고 한다. 합의 없는 입법독주로 정쟁을 유발하더니, 어렵게 진행된 대정부 질문마저 막말과 모욕으로 얼룩지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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