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SG, 정량 아닌 정성 지표가 중요하다

2024. 7. 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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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호서대 환경융합센터장·융합공학과 부교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은 기업의 경제적 성과 창출에 대한 단순한 사회적 책임에서 벗어난 개념이다. 기업의 경제 성과와 환경 성과, 사회 성과를 강조한 지속가능 경영을 뛰어넘어, 기업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재무적 가치를 벗어나 비재무적 가치에 대한 책임을 가중시킨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설명되는 ESG의 등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이 'E'라는 것이다. E, S, G 중 가장 중요한 가치로 환경을 제일 선두에 배치함으로써 글로벌 기후위기 속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적 가치를 만들어 내도록 촉구하기 위한 접근이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파리 협정'에서의 강제적 역할 할당과 책임의 부여가 실효를 거두지 못한 데서 기인해 기업의 환경적·사회적 가치 및 지배구조의 가치를 평가하고 기업투자에 대한 지표로 활용함으로써 기업 스스로 자발적 참여의지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ESG 경영성과를 공시하도록 요구받고 있으며, 앞다투어 ESG 경영에 대한 실천효과를 알리기 위해 ESG 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ESG 평가기관에서는 기업들의 공시보고서를 바탕으로 ESG 성과에 대한 평가 및 등급을 매년 고시한다. 따라서 ESG 보고서는 기업이 추구하는 ESG 경영정책과 전략, 실천에 대한 가장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ESG 경영보고서의 관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기업 ESG 경영의 등급은 평가기관별로 차이를 두고 있으나 대부분 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각각의 등급과 더불어 이들의 총합으로 총괄적 등급이 부여된다.

ESG 경영이 등장하고 나서 많은 전문가들은 ESG 경영에서 강조되는 'E', 즉 환경적 가치 추구로 인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기회가 마련되었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ESG 경영보고서에서 제시되고 있는 환경적 가치 성과는 에너지 사용량, 신재생에너지 비율, 폐기물 발생량, 자원의 재활용, 대기오염의 저감 등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에서 제시되었던 환경적 성과지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추구를 대부분 정량적 수치를 생산해내는 데 그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지속가능 보고서와 ESG 경영보고서에 차별성을 두지 않고 있다.

더욱이 MSCI를 비롯한 글로벌 ESG 평가기관에서는 기업이 자신들의 환경적 위험이나 영향을 얼마나 잘 예측하고 있으며, 이를 저감하기 위한 대응 및 실천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평가한다.

기업이 공시하는 ESG 경영보고서뿐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 소스를 수집해 공신력 있는 평가결과를 제시하고자 한다. 기업이 다양한 각도에서 장기적 관점의 기업 특성에 맞는 환경적 위험을 예측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실제적 대응으로서 ESG의 내재화가 강조되는 이유다.

매년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는 기상현상의 발생과 극단화되는 지구 곳곳의 기후현상 속에 2024년은 어느 때보다도 기후재난의 심각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업의 역할 책임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지는 배경이다.

기후위기가 인류 전체의 극복 과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현재 ESG 경영보고서에서 제시하는 정량적인 지표를 넘어서서 ESG 경영의 원천적 취지에 부합하는 비재무적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환경적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특히 생산의 전체 가치사슬에 걸쳐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잠재적 환경위험을 고려한 정성적 지표 창출이 중요하다. 지속가능 경영의 관점에서 한 단계 나아간 노력과 실천이 이뤄져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실질적 ESG 경영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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