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포커스] 美 중동정책과 바이든의 운명

2024. 7. 2. 17: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동안 치솟는 물가를 잡지 못하고 사회 분열을 봉합하지도 못해 우유부단한 이미지에 별 인기가 없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하지 않았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를 정책 부문에 따라 나눠 살펴보면, 대외 정책과 중동 문제 대응은 평균치에 못 미쳤다.

아랍계·무슬림 유권자가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비판했지만 트럼프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고는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정평가 높은 전쟁대응에도
젊은 진보·소수인종 유권자
지지율은 큰 변화 없었지만
TV토론 망친 후폭풍 지켜봐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동안 치솟는 물가를 잡지 못하고 사회 분열을 봉합하지도 못해 우유부단한 이미지에 별 인기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대외적으론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두 개의 전쟁' 딜레마에 빠져 외교 안보력마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하고 미국 내 반전 여론이 높아져가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후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커졌음에도 휴전에 반대했고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 당선에 이바지했던 젊은 진보성향의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동요가 곧 일어났다. 2023년 12월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대 46%, 30대 43%가 바이든 대통령의 전쟁 대응을 부정적으로 봤다. 2024년 4월 조사에서는 청년층의 팔레스타인 호감 비율이 60%에 달했다. 이런 경향은 청년층 가운데 민주당 지지층에서 두드러졌고 이들은 컬럼비아대, 미시간대, UCLA 등 대학가 50여 곳에서 친팔레스타인 반전 운동을 적극 조직했다.

또한 소수 인종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인 아랍계 및 무슬림 유권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원을 비난하며 미시간, 미네소타, 애리조나, 위스콘신, 조지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바이든 낙선 운동을 벌였다.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이곳 7개 주에서 승리했다. 아랍계는 전체 인구의 약 1%, 아랍계를 제외한 무슬림은 약 1.2%에 달해 이들 유권자는 산술적으로 소수다. 하지만 이들은 경합주에 밀집해 거주하고 있어 이들 다수가 투표하지 않거나 다른 후보를 택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이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무슬림 단체 다수는 올 초 민주당 경선에서 아랍계·무슬림 유권자가 불신임 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하지 않았다. 해리스폴에 따르면 2021년 취임 초기 60% 안팎을 기록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같은 해 3분기에 40%대로 하락한 이후 반등하지 못했다. 허니문 시기가 지난 데다 코로나19 위기가 확산하면서 이런 추세는 이어졌다. 40%대 지지율은 전쟁이 발발한 2023년 10월 이후로도 변동이 없었고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를 정책 부문에 따라 나눠 살펴보면, 대외 정책과 중동 문제 대응은 평균치에 못 미쳤다. 2024년 3월 갤럽 조사를 보면 환경·에너지 정책은 가장 높은 평가를, 중동 문제는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대선 표심을 가르는 현안으로 인플레이션, 총기 규제, 낙태권, 경제·일자리, 이민 등을 꼽고 있다.

무엇보다 역대급 비호감 후보의 맞대결이라는 올 대선에서 두 후보가 다 싫지만 그래도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더 싫다는 인식이 젊은 유권자층에서 뚜렷하다. 게다가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중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해 미국 대사관을 옮겼고 워싱턴 주재 팔레스타인해방기구 대표부를 폐쇄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주재 미 영사관마저 폐쇄하더니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 전체 기금의 30%에 달하던 지원금을 중단했다. 또 무슬림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아랍계·무슬림 유권자가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비판했지만 트럼프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고는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민주당 성향이었다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과연 바이든 대통령이 첫 대선 TV 토론을 망쳤다고 투표장에서 트럼프 후보를 찍을지 지켜볼 일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