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재벌' 파라다이스, 서울에 하이엔드 호텔 짓는다…"기업가치 제고"

임현지 기자 2024. 7. 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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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전경 ⓒ파라다이스 그룹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국내 리조트와 카지노 사업을 운영하는 파라다이스가 '체험산업 크리에이터'로서 브랜드를 재정립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영업이익과 주가를 상승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파라다이스는 2일 인천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미디어-IR(기업 설명회) 데이'를 열고 신성장 전략인 '비욘드 넘버원(Beyond NO.1), 파라다이스 밸류업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최종환 파라다이스그룹 대표이사는 "지난해 10월 전청조 사건으로 그룹이 이슈 된 바 있다"며 "당시 그룹이 베일에 싸여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이에 상장사로서 그룹에 대해 제대로 알리고 여러 가지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최 대표의 말대로 파라다이스 그룹은 '은둔 재벌'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 않았다. 오너 일가가 외부 노출을 자제해왔던 탓도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그룹의 주요 사업이 바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카지노'이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는 1967년 국내 최초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개장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81년 '파라다이스 비치호텔(현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을 설립했으며, 2002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17년에는 동북아 최초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를 인천 영종도에 오픈했다.

회사는 50년 넘게 '관광보국'을 가치로 사업을 이어왔으나, 코로나19 펜데믹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2020년 1월 사상 첫 셧다운 이후, 서울 워커힐·인천·부산·제주 카지노 4곳이 총 18번의 셧다운을 하며 고초를 겪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1368억원, 호텔 객실점유율(OCC)은 5%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종환 파라다이스그룹 대표이사 ⓒ임현지 기자

그러나 회사는 지난해 매출 1조410억원, 영업이익 1881억원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하늘길이 열린 일본 시장을 선제적으로 대응해 수도권 지역에서 80%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디지털 전환(DT), 모바일 앱 론칭, 딜러를 빠르게 육성하는 디지털 아카데미 출범 등 '포스트 코로나'를 선제적으로 준비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최 대표는 "또 다른 팬데믹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효율화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온라인화했으며, 2022년도 하반기부터는 일본에서 집중적으로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턴어라운드 실적은 우연이 아니며, 직원들의 노력들이 숫자에 녹여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을 5699억원, 영업이익은 912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근거로, 연간 목표 매출액은 1조1000억원대로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8월에는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에 파라다이스 라운지를 오픈하고, 9월에는 서울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사업장 공간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고객경험(CX) 전담조직을 출범하고 멤버십 정비에도 나선다. 카지노에는 자태그(RFID) 기술과 인공지능(AI) 기반 통역 서비스를 도입한다.

올해 말에는 서울 장충동에 프래그십 호텔 착공에 들어간다. 해당 호텔은 총 1만3950㎡(4220평)에 달하는 부지에, 지하 5층~지상 18층, 객실 약 200개 규모로 세워질 전망이다. 해외 VVIP를 위한 하이엔드 호텔로, 그랜드 오픈 시기는 2028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 대표는 "장충동 호텔은 100% 파라다이스그룹의 단독 출자이며 부지 역시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부지"라며 "공사비는 5000억원에서 5500억원이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엔드 호텔의 1등 브랜드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다이스그룹 서울 장충동 플래그십 호텔 조감도 ⓒ파라다이스 그룹

회사는 주가 상승도 목표로 두고 있다. 파라다이스그룹 주가는 2014년 중반 4만1400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지속 하락세다. 이날은 1만40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회사가 제시한 목표 주가는 2만2000원이다. 회사는 지난달 24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 상장했다.

최 대표는 "카지노가 차지하고 있는 사업 비중은 85%로,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것 아니냐는 판단이 있었다"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호텔사업 비중을 높이고, 우리의 정당한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노력들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역시 한중 관계 개선 등을 이유로 파라다이스의 주가 상승 요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파라다이스는 일본 및 신규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지속 확대한 결과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시장의 관심도가 높은 중국 VIP까지 유의미한 성장세 기록 시 밸류에이션 매력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목표주가는 2만2000원을 제시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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