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3조원에 일본 아리나민제약 품었다

오대석 기자(ods1@mk.co.kr),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2024. 7. 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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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MBK파트너스가 비타민과 피로회복제 등으로 유명한 일본 의약품 제조업체 아리나민제약을 약 3조원에 인수한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핵심 투자 기회로 점찍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와 닛케이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MBK는 이날 블랙스톤으로부터 약 3500억엔(3조75억원)에 아리나민제약을 인수하기로 했다.

앞서 MBK는 이달 초 아리나민제약의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예비입찰에는 MBK파트너스 외에도 CVC캐피탈, EQT파트너스 등 글로벌 PEF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나민제약은 일본 다케다약품공업의 일반의약품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다케다 컨슈머 헬스케어’가 전신이다. 지난 2021년 블랙스톤에게 약 2400억엔(약 2조617억원)에 팔린 뒤 사명을 바꿨다. 아리나민제약의 대표 제품은 ‘아리나민’ 비타민으로, 한국에선 ‘액티넘’이라는 제품명으로 팔리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고령화를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의 주요한 인구경제학적 트렌드로 보고, 헬스케어 분야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번에 일본 제약사를 인수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는 올해 들어 블랙스톤과 헬스케어 분야에서만 조 단위 딜을 두 차례나 성사시켰다. 지난 4월 MBK파트너스는 국내 의약품 도매업체 1위 기업인 지오영을 인수하기 위해 이를 소유한 블랙스톤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지오영의 경영권 지분 77%로, 매각가는 1조8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국내 1위 임플란트업체 오스템임플란트(2조5000억원)와 구강스캐너 솔루션업체 메디트(2조4000억원)를 연달아 인수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노인 요양원을 운영하는 헬스케어 기업 히토와홀딩스를 900억엔(약 82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 2023년 연례서한에서 “동북아에는 일본과 한국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는 두 사회가 있어 헬스케어, 특히 노인 케어에 대한 투자가 강조되고 있다”며 “특히 소비자를 대상으로 의료와 기술의 융합 발전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연례서한에서도 “의료와 기술의 융합 발전이라는 주제에 중점을 둬 메디트와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했으며, 관련 사업에서 운영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하는 구조화된 투자를 점점 더 추구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IB업계에선 이 같은 관점에서 MBK파트너스의 아리나민제약 인수가 단순히 현지 시장뿐 아니라, 기존에 인수한 기업들과 시너지를 통해 해외 시장으로 확장까지 고려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아리나민제약은 블랙스톤에 인수된 뒤 추가 인수합병(M&A), 해외시장 확대, 브랜드(제품) 전략 변화를 통해 급격히 성장해왔다.

회사는 블랙스톤 인수 뒤 대만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과 중국에 매장을 설립하는 등 해외 판매를 확대해왔다. 지난 2022년에는 판매 채널 확대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스킨케어 업체를 사들였으며, 최근에는 아리나민 제품을 위탁 제조하는 일본제약을 다케다약품으로부터 인수했다.

이 같은 브랜드 전략 개선으로 아리나민 제약은 2023년 기준 매출은 약 900억엔(약 7732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약 230억엔(약 2000억원)으로 올라섰다. 블랙스톤이 인수하기 직전인 2020년보다 각각 40%, 60%가량 늘어났다.

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기존에 인수한 기업들은 서로 강점을 가진 시장과 제품 영역이 서로 달라 시너지를 추구할 경우 판매망과 신규 고객 확대 효과가 클 것”이라며 “아리나민제약의 해외 판로 개척을 가속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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