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공생과 공망 갈림길[뉴스와 시각]

손기은 기자 2024. 7. 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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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유튜브 섬네일'을 뽑을 줄 아는 '유튜브형 정치인'이다.

윤 대통령은 용산 참모들에게 "결국은 나의 진정성을 '현명한 국민'이 알아줄 것"이라고 자주 말한다고 한다.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든 안 되든, 그는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다.

윤 대통령은 정치인의 반열에 올라선 한 후보를 넉넉히 존중하고, 한 후보는 용산과 큰 틀에서 조율하며 대통령의 통치권 권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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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은 정치부 차장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유튜브 섬네일’을 뽑을 줄 아는 ‘유튜브형 정치인’이다. 유튜브의 지향은 단순하다. 인급동(인기 급상승 동영상)이 되는 것, 구독·좋아요를 끌어내 팬덤을 확보하는 것. 한 후보는 철저히 이 흥행 공식에 따라 발언하고, 미소 지으며, 셀카를 찍는다. 일례로 그는 6월 23일 제3자가 공정하게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내용의 채상병특검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한 후보는 판단했을 것이다. 채상병특검법 선 발의가 자신이 무대에 선 ‘6월 23일 오후’ 국민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메시지라는 것을. 부글부글 끓는 용산과 친윤 모습은 그의 큰 관심사가 아니다. 나의 메시지로 ‘누가 불편해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열광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유튜브를 즐겨 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튜브형 정치인과는 거리가 멀다. 윤 대통령은 오히려 ‘레거시 미디어’형 정치인에 가깝다. 레거시 미디어는 대중이 들어 불편한 얘기라도 지면 모퉁이에 공간을 내서 반드시 기록한다. 저항이 있어도 해야 하는 말, 기록해야 하는 말들을 활자로 꾹꾹 새긴다. 윤 대통령이 그렇다. “국민이 피로해 한다. 그만 타협해라”고 해도, 의료개혁을 그대로 밀어붙인다. “25만 원 좀 그냥 나눠줘라”고 해도, 서민을 더 어렵게 할 ‘사탕발림 용돈 정책’을 끝내 거부한다. 이 모든 게 한 표가 시급한 4월 총선을 앞두고 일어난 일이다. 선거는 고집불통인 사람도 변화시킨다고 하는데, 윤 대통령은 예외였다. 윤 대통령은 용산 참모들에게 “결국은 나의 진정성을 ‘현명한 국민’이 알아줄 것”이라고 자주 말한다고 한다.

전 국민이 아는 ‘윤·한 갈등’이란 말에서 보듯, 두 사람의 ‘다름’은 지금까지 극한 갈등으로 표출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를 수 있다. 아니, 달라야 한다. 무엇보다 여권이 처한 상황이 엄중하다. 현재 야당의 모든 시계는 탄핵에 맞춰져 있다. 검사, 판사, 장관, 대통령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비이성적 탄핵 공세를 벌이고 있다. ‘김진표 회고록 논란’에서 보듯, 야권은 정권을 흔들 다양한 재료를 수시로 마련하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법적 리스크가 있는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에 혈안이 된 저들은 결국 촛불시위를 통한 탄핵 시도를 벌일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브로맨스까지는 아니더라도, 훌륭한 비즈니스 파트너는 될 수 있다.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든 안 되든, 그는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다. 윤 대통령은 정치인의 반열에 올라선 한 후보를 넉넉히 존중하고, 한 후보는 용산과 큰 틀에서 조율하며 대통령의 통치권 권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이후엔 ‘당은 당대로, 정은 정대로’ 서로의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감추는 작업을 하면 된다. 야당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날 선 ‘논리의 칼’을 휘두르는 데 있어 한 후보를 뛰어넘는 사람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뚝심의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 등 4대 개혁에 박차를 가하며 성공한 ‘개혁 대통령’이 되면 된다. 누군가는 두 사람의 앙금을 논하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한다. 그러나 윤·한 갈등 시즌 2·시즌 3를 시청하기엔, 국민 피로감이 너무 크다.

손기은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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