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佛·英 집권당 고전과 대응책 옵션[포럼]

2024. 7. 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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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의 우방에서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에 수정 보완이 필요하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완패당한 뒤 후보 교체론이 비등하지만 가족회의 끝에 "끝까지" 달리겠다고 한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와 관련, 연방대법원이 면책특권 적용 여부 심판을 1일 하급심으로 돌려보냄으로써 더욱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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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

최근 우리의 우방에서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에 수정 보완이 필요하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완패당한 뒤 후보 교체론이 비등하지만 가족회의 끝에 “끝까지” 달리겠다고 한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와 관련, 연방대법원이 면책특권 적용 여부 심판을 1일 하급심으로 돌려보냄으로써 더욱 힘을 얻었다. 한편, 프랑스 총선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연합의 득표율이 3위를 기록, 오는 7일 결선투표에서 국민연합(RN)이 다수 의석을 확보할 경우 ‘극우 총리-중도 우파 대통령’이라는 동거 정부가 탄생하게 된다. 또, 영국의 집권당인 보수당은 오는 4일 총선에서 패배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보수당 지지율이 노동당의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들 나라에서 집권 세력이 모두 선거에서 고전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심한 정치적 양극화로 인해 집권 세력이 지지 기반을 확대하기가 매우 어렵다. 과거와 달리 좌·우 양대 진영으로 나뉘어 자기 진영 유권자들의 투표 참가율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그러니 현직보다 네거티브 캠페인에 강한 도전자가 승리할 가능성이 커진다. 온라인 매체가 날로 늘어나면서 집권 세력에 대한 비판과 반대는 정치적 파급 효과가 크다. 미국과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이민정책 때문에 집권 세력이 곤욕을 치르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범죄가 늘어나는 것 등을 비롯해 거의 모든 나쁜 것을 불법 이민자에게 덮어씌우는 캠페인이 힘을 얻는다. 사실 여부를 따지지 않는 탈진실(post-truth)의 정치에서 집권당의 정책 홍보는 효과가 미미하다.

실제로 이들 나라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나면 우리의 안보·경제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다. 과거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한국에 주한미군 분담금을 4배 넘게 요구하는 바람에 큰 고통을 겪었다. 그런 만큼 미리 대비해야 한다. 특히, 트럼프 리스크를 우선으로 관리해야 한다. 안보 리스크는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 분담금 증액, 미·북 핵협상 등이다. 트럼프 진영에서 주한미군을 대북 억제 아닌 대중(對中) 견제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것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된다면 우리의 안보에 구멍이 생기게 된다.

우선, 트럼프 진영의 진의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주한미군 분담금 증액에 대비해 다양한 옵션을 개발해야 한다. 또, 우리 정부를 패스하고 미·북 간의 협상이 이뤄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 트럼프 집권에 따른 경제 리스크에 대비해서 우리 정부와 기업의 공동 노력이 중요하다. 트럼프 진영은 전기차 구매에 보조금 지급 등을 도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지한다고 공언한 상태이므로 이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손 놓고 있다가 당하지 않도록 반도체법의 향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기업의 반도체 분야 대미 투자가 막대하고, 반도체법에 따른 미 연방정부의 지원금도 삼성전자만 65억 달러(약 9조 원)나 되므로 순조로운 법 집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미리 대비해야 만약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호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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