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나의 배터리ON] 폭스바겐·리비안, 결국 인수합병?…배터리 "전기 픽업트럭 확대 기대"
[편집자주] '박한나의 배터리ON'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배터리 분야의 질문을 대신 해드리는 코너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을 비롯해 배터리 밸류체인에 걸쳐 있는 다양한 궁금증을 물어보고 낱낱이 전달하고자 합니다.
"폭스바겐그룹과 리비안의 합작사 설립 소식이 자동차업계와 배터리업계에 화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배터리업계는 폭스바겐과 리비안의 제휴로 인해 어떤 기대를 하고 있나요?"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그룹이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에 최대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무담보 전환사채 인수방식으로 리비안에 10억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이후 4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리비안과 합작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입니다.
리비안은 이번 폭스바겐그룹의 투자로 일시적으로나마 숨통을 틔게 됐습니다. 리비안은 한때 테슬라의 라이벌로 촉망받았지만 2009년 설립 이후 분기별 적자 면치 못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14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전기차 수요 감소까지 겪으면서 지난 2월과 4월에는 연속으로 직원 감원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자금으로 기존에 진행 중인 신차 개발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당장 2026년에 생산 예정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소형 R2와 크로스오버 모델인 R3 개발에 자금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폭스바겐 역시 약점으로 꼽혀 온 소프트웨어 중심차(SDV)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습니다. SDV 생산에 가장 앞선 곳은 테슬라지만 리비안 역시 전기차 픽업트럭을 SDV 아키텍처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폭스바겐과 리비안의 합작사는 전기차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를 공유하면서 차세대 배터리로 구동되는 차량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특히 리비안은 합작사에 전기차 전문성과 기존 지적재산권을 라이센스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2030년 이전에는 합작사가 개발한 기술이 적용된 차량을 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자동차업계와 배터리업계는 양사의 합작사 소식에 전기차 시장의 캐즘에도 완성차업체들의 전동화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유럽 중 특히 독일이 내연기관차에 여전히 집중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일부 있지만 이는 단편적인 시각이라는 것입니다. 폭스바겐은 소프프웨어 분야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2030년까지 그룹 브랜드 전반에 걸쳐 북미에서 25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독일 완성차업체인 폭스바겐이 결국은 리비안을 통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완성차회사들은 파워트레인이 어느 쪽으로 갈지 예측이 힘드니 수소엔진도 만들고 있고 내연기관도 조금씩 하면서 전기차도 함께 해 다각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폭스바겐의 이번 지분 투자가 향후 리비안의 인수를 위한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소수 규모의 지분 투자는 아닌 만큼 향후 리비안의 전면 인수나 큰 규모의 인수 합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 원장은 "예측하긴 어렵지만 소수 규모의 투자는 아니긴 하다"며 "우선은 전략적 제휴 성격으로, 보안 등급이 높고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면 창업 단계의 기업들이라도 전략적 제휴를 맺어 협력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만 폭스바겐은 산하에 12개 브랜드가 있는데 이 역시 대부분은 인수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배터리업계는 향후 양사 제휴를 통한 상용 전기차 시장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전기 픽업트럭 라인업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리비안은 R1T 픽업트럭은 시장에서 이미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리비안과의 제휴로 상용 전기차 모델 라인업을 대폭 확대해 미국 시장에서의 전기 픽업트럭 입지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인 R1T만 해도 실제 주변 평가가 '생각보다 너무 좋다'다"라며 "전기차 캐즘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미국의 픽업트럭 시장은 300만대 시장인 데다 일반 전기차 시장 대비 차량 한 대당 배터리 탑재량이 약 10배 이상 많아 고부가 가치 산업"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폭스바겐과 리비안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기존 관계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배터리 공급 계약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폭스바겐은 파워데이에서 중장기적으로 파우치의 비중을 줄이고 각형 배터리 채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며 "파우치를 사용한 미국 완성차회사는 GM과 포드 뿐으로, 현대차조차도 각형 탑재를 늘리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까지 각형 개발에 착수했는데 중국업체들도 각형에 강점이 있어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어 "또 리비안을 보면 R1T에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며 "리비안은 향후에도 중대형 4695 폼펙터의 채용 계획을 밝힌 만큼 삼성SDI가 유력하긴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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