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체불'로 구속된 박영우 대유위니아 회장, 지난해 보수로 161억원 받았다
임금 체불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 계열사 지분 구조 정리에 집중
박 회장 일가, '알짜' 계열사 대유에이텍 직접 지배력 15.26%→29.61% 확대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지난해 그룹 계열 상장사인 대유에이텍과 대유플러스, 대유에이피(현 DH오토리드)로부터 161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았다. 주요 계열사에서 회장직을 내려놓고 나오면서 받은 퇴직금 덕에 소득이 크게 늘었다. 직원들의 체불임금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 박 회장은 100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박 회장, 퇴직금만 100억원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해 대유에이텍으로부터 약 141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9월 회장직에서 사임하면서 받은 퇴직 소득이 100억원에 달했다. 급여로는 39억원, 2022년 경영성과금으로도 1억7000만원을 받았다. 대유에이피와 대유플러스에서도 각각 14억원과 6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세 계열사로부터 받은 총 보수는 161억원에 이른다.
엄청난 금액의 퇴직금을 받은 건 대유위니아그룹의 퇴직금 규정 덕분이다. 대유에이피와 대유플러스는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에 따라 회장 직급이 퇴직할 경우 퇴직금 지급 배수가 5배다. 퇴직금 지급 배수란 퇴직금 산정 시 추가로 곱하는 직급별 지급률이다. 회장이 퇴직할 땐 평균 임금에 근속 연수를 곱한 뒤 추가로 5배수를 해 퇴직금을 산정한다는 얘기다. 지급 배수가 없는 일반 직원들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박 회장은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직원 738명의 임금 및 퇴직금 약 400억원을 체불한 혐의로 올 초 구속됐다. 지난 5월 광주지검은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소속 근로자 251명에 대한 임금과 퇴직금 114여억원도 체불했다며 박 회장을 추가 기소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박 회장 본인은 161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아 챙긴 사실이 드러나자 임금을 아직 받지 못한 근로자들은 분개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회사 소유의 골프장 몽베르CC를 매각해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검찰 조사 결과 박 회장은 매각 대금 225억원 중 110억원을 개인 채무 변제에 우선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대주주 일가, 대유에이텍 직접 지배력 강화
박 회장 일가는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계열사 지분 구조 정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유위니아그룹은 가전 계열사는 포기하고, 대유에이텍을 중심으로 핵심 자동차 부품사만 남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유에이텍의 지배구조는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대유홀딩스 중심에서 박 회장 일가를 중심으로 재편했다. 지난해 9월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하면서 대유홀딩스가 보유하던 대유에이텍 지분은 반대매매로 대거 시장에 풀렸다. 대유에이텍에 대한 대유홀딩스의 지배력이 약해지자 박 회장은 대유홀딩스가 보유하던 지분 일부를 장외매수로 사들여 대유에이텍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박 회장의 차녀인 박은진 씨는 지난해 말 대유에이텍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데 이어 장내에서 지분을 사들여 대유에이텍 지분을 4.79%까지 늘렸다. 은진 씨는 박 회장과 동강홀딩스에 이은 대유에이텍의 3대 주주다. 박 회장의 부인인 한유진 씨는 지난달 26일 대유홀딩스가 보유하던 지분 4.0%를 장외에서 사들였다. 대유에이텍의 대표보고자는 최근 대유홀딩스에서 은진 씨로 변경되기도 했다.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박 회장 일가가 직접 보유한 대유에이텍 지분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15.26%에서 1년 만에 29.61%로 늘었다. '박 회장→동강홀딩스→대유홀딩스→대유에이텍'으로 이어지던 지배구조는 '박 회장 일가→대유에이텍'으로 단순화했다.
대유에이텍은 지난달 케이-오비트 모빌리티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15억원을 확보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대유위니아그룹의 가전 계열사인 위니아와 위니아전자, 위니아이에드 등은 회생계획안 인가전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지만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각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대유이피와 대유에이피, 대유플러스 등 비주력 자동차 부품사는 매각 작업을 마무리했거나 우선협상대상자를 낙점한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유위니아그룹은 대유에이텍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는 사실상 포기하는 방향으로 계열사를 정리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대유에이텍에 대한 대주주 일가의 직접 지배력은 더욱 강화됐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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