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지켜보는 ‘MVP 모드’ 김도영… 메이저리그 수첩에는 어떤 내용이 적힐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이제 KBO리그 경기장에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를 찾아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구단의 동아시아 스카우트들은 알게 모르게 구장을 찾아 여러 선수들을 관찰하고 리포트를 적어낸다.
당장 메이저리그 진출이 임박한 선수나 KBO리그에서 성공한 외국인 선수들만 관찰하는 건 아니다. 보통 그런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고르지만, 특정 선수만 보는 게 아니라 선수들을 두루두루 본다는 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이야기다. 훗날에 대비해 리포트를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구단마다 보는 시각이 조금씩은 달라 전혀 예상치 못한 선수들이 관찰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역시 포스팅을 선언한 김혜성(키움)이다. 김혜성의 경우 리포트가 꽤 많이 쌓여 이미 각 구단들의 계산이 어느 정도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호를 지켜보면서 김하성(샌디에이고)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고, 김하성을 보면서 이정후(샌프란시스코)의 리포트가 자연히 쌓인 것처럼 김혜성과 지금은 군 복무 중인 안우진도 상당히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으로는 김도영(KIA)을 비롯한 장래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 자원들도 꾸준히 관찰되고 있다는 게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한 관계자는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한국의 어린 선수들 잠재력을 꽤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는 최근 고교야구 대어들의 입도 선매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김도영 또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아마추어 시절부터 지켜봐 왔던 선수다. 분명 흥미를 가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직 군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고,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힌 것도 아니고, 이 때문에 당장 3~4년 내에 영입전이 벌어질 선수도 아니다. 그래서 수면 위로 올라오지는 않는다. 여전히 단순 관찰 혹은 흥미 수준이다. 그러나 이미 KBO리그 최정상급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에 앞으로 더 많은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끌 선수임은 분명하다.
김도영이 메이저리그에 관련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한 적은 없지만, 앞으로 이 정도 성적을 꾸준하게 낸다는 가정이라면 향후 충분히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부터 적히는 성장 리포트가 나중에는 중요할 수도 있는 이유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현재의 성적과 기량은 물론, 이 선수가 약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발전시키고 또 성장하는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본다. 오랜 기간 리포트가 쌓이는 것도 이런 이유다. 김하성과 이정후도 예외 없이 이런 절차를 거쳤다. 올해 KBO리그 3년 차인 김도영도 그런 성장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시즌 별로 놓고 봐도, 올 시즌 안을 놓고 봐도 그렇다.
김도영은 1일까지 시즌 78경기에서 타율 0.339, 21홈런, 24도루, 58타점, 7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11을 기록하며 대활약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MVP 투표를 한다면 수상은 몰라도 굉장히 많은 득표를 할 가능성이 높은 기록이다. 공·수·주 모두에서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시즌 한때 상대의 집중적인 변화구 견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이를 이겨내는 느낌도 있다. 출중한 재능이라는 데는 아무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중요하게 보는 운동능력은 KBO리그 최상급이고, 공격은 계속해서 성정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올해 김도영이 고전하고 있는 수비 쪽에서도 계속된 관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구단으로서는 지금 당장 김도영의 수비는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 어차피 빨라야 4년 뒤에야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그 발전의 과정을 눈여겨볼 전망이다. 김도영이 만약 정말 큰 꿈을 품고 있다면 해결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수비가 안 되면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든 그렇지 않든 그들의 수첩에 적힐 김도영의 성장 리포트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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