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의 고국무대에 전율… 프랑스 발레 매력 나눌 것”

서종민 기자 2024. 7. 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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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별’ 박세은 … 20~24일 예술의전당서 ‘에투알 갈라’
아시아인 최초 ‘에투알’ 3년차
이번 공연 구성·캐스팅도 맡아
“다양한 춤 선뵈는데 고민 집중
각 무용수의 개성에 매료될 것”
지난해 출산한‘워킹맘 무용수’
“수면 부족 힘들지만 너무 행복
하루 단위 계획형 인간 바뀌어”
“지난해 참가하지 못했던 한국 공연, 올해 좋은 작품으로 찾아가게 돼 뿌듯합니다.” ‘워킹맘’ 발레리나로서는 오는 20일 첫 한국 공연을 앞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별’ 박세은.예술의전당·에투알 클래식 제공

“파리에서 느껴 왔던 이곳 발레의 아름다움을 고국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팬들에게 잘 연결됐습니다.”

35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정상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아시아인 최초 ‘에투알’(별·수석 무용수)에 오른 발레리나 박세은(35). 2011년 준단원 입단, 2012년 ‘카드리유’(군무), 2013년 ‘코리페’(군무 리더)와 ‘쉬제’(솔리스트), 2016년 ‘프리미에 당쇠르’(제1무용수) 등 단계를 하나씩 밟아 2021년 ‘별’의 자리에 올랐다.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4’ 공연을 위한 2년 만의 한국 방문에 앞서 문화일보와 서면으로 2일 만났다.

지난해 출산으로 한국 공연을 하지 못했던 박세은에게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각별한 의미다. 그는 “꼭 오페라극장에서 봐야 하는 작품들”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시절 가장 좋아했던 무대가 이 오페라극장인데, 보시고 한국에서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지난 2022년 방한 당시 콘서트홀에서 진행했던 갈라 무대와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이다.

발레단 핵심 레퍼토리 18개를 A·B 프로그램으로 편성했고, 폴 마르크 등 동료 에투알 6명을 포함한 무용수 10명이 함께 무대에 선다. 국내에서 그간 볼 기회가 드물었던 ‘정교함의 짜릿한 전율’ ‘내가 좋아하는’ 등이 편성된 것으로 전해져 주목받았다. 박세은은 “공연 계획을 짜면서 다양한 춤을 선보이는 데에 고민을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 구성뿐 아니라 단원 캐스팅까지 직접 했다. 우선 무용수의 개성을 고려했다는 것이 박세은의 설명이다. 그는 “모든 무용수가 모든 작품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춤마다 특성과 어울리는 개성을 갖춘 무용수가 한국 관객의 마음을 매료시킬 것”이라고 했다.

3년 차 에투알로서 깊은 고민도 묻어났다. 그는 “이제 (발레단 내의) 세대 교체가 이뤄지면서, 어떻게 보면 나도 선배 무용수로서의 위치를 잡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42세 은퇴 정년을 채운 무용수가 많은 상황에서 호세 마르티네스 예술감독이 박세은 등에게 신인 무용수 발굴과 관련한 의견도 구한다고 한다. 박세은은 “이번 공연을 함께하는 레오노르 볼락, 발랑틴 콜라상트, 한나 오닐 등과 함께 베테랑 역할을 해야 할 연배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이 발레단 역사상 최초 흑인 에투알이 된 발레리노 기욤 디옵 등 ‘후배’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기욤 디옵은 나이가 저보다 어려도 워낙 잘하고 에투알로서 그에 걸맞은 아우라와 테크닉, 그리고 성숙도를 다 갖췄다”며 “더 많은 작품으로 협업하는 기회가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워킹맘 무용수’가 된 박세은의 고민은 수면 부족이었다. 박세은은 “모든 워킹맘이 공감하는 부분일 텐데 나는 잠이 정말 많은 편”이라며 “매일 춤추고 잠을 자면서 근육 회복도 하는데 그게 부족하면 힘든 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계획형 인간’으로 변신하는 것으로 대응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제 마음대로 다소 즉흥으로 대소사를 결정했다면, 이제는 하루 단위로 남편하고 함께 상의하고 계획을 짠다.”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엄마로서의 행복이었다. 그는 “이제는 아이를 보면서 너무 예뻐서, 하루에도 몇 번이나 이렇게 천사 같은 아이가 나에게 와줘서 행복하다는 생각에 오히려 잠을 설친다”고 털어놨다.

박세은처럼 파리 유학을 하고 에투알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조언과 격려도 전했다. 그는 “이 발레단이 워낙 유명하고 큰 곳이기 때문에 오고 싶은 건지, 아니면 파리 발레만의 스타일이 좋아서인지 등 이유를 스스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야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세은은 “왜냐하면 파리는 한국에서 배웠던 것하고 체계가 완전히 다른 교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나 자체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공연 기간에 맞춰 발레 유망주를 위한 워크숍도 병행할 예정이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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