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신사업 찾아 뛰는 사이···삼성 노조는 '총파업' 예고 [biz-플러스]

강해령 기자 2024. 7. 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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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장 이어 국내 사업장 점검···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임직원과 간담회
전삼노는 8~10일 사흘 간 총파업 예고···"평화적 쟁의 행위 무의미"
2주간의 미국 출장을 떠났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13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서울경제 DB
[서울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신사업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연봉 협상에 서명하지 않은 조합원에 대한 보상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21일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을 찾아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으로부터 신사업 개발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이 회장이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은 것은 작년 3월 중국 톈진 사업장 방문에 이어 약 1년 3개월여 만이다.

삼성전기는 친환경 그린수소의 핵심 기술인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사업을 비롯해 글라스 기판과 전장 카메라용 하이브리드 렌즈, 소형 전고체 전지 등을 신사업으로 정하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장 사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전장, 로봇, AI·서버, 에너지 등 미래 산업 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미래(Mi-RAE)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신사업 개발팀 직원 10여명과 간담회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사람의 눈은 몇 화소냐"고 묻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과 대화하고, "신사업 개발 성공하세요", "삼성전기의 성공을 기원합니다"라며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기는 수원과 부산사업장에서 연구개발, 원료 생산 등을 하고 톈진과 필리핀 생산법인을 대량 양산기지로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앞서 2020년과 2022년에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방문해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전장용 MLCC 등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직원들과 어깨동무하거나 하트 모양의 동작을 하며 '셀카'를 찍은 이 회장은 간담회에서 미국 출장을 다녀온 소감을 전하며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앞서 5월 31일부터 2주간 미국 동서부를 가로지르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등 AI와 반도체, IT 분야 주요 기업 CEO들을 만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미래 사업 전략을 구체화했다. 이 회장은 지난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연구개발(R&D)센터를 찾아 디자인센터를 둘러보며 해외 출장 이후에도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24일 삼성전자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촉구하며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1일 총파업을 선언했다. 전삼노는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더 이상의 평화적인 쟁의행위는 무의미하다"며 "합리적 쟁의권을 기반으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임금 무노동 총파업으로 투쟁한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방송에 앞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간담회에서 전체 직원에 대한 휴가 1일과 연봉협상에 서명하지 않은 조합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총파업 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전삼노는 이어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 기간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의 방식으로 쟁의행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전삼노는 또 총파업에 따른 요구안으로 2024년 연봉협상에 서명하지 않은 조합원 855명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을 내세웠다.

이와 함께 유급휴가 약속 이행,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하는 모든 조합원의 경제적 손실 보상을 요구했다. 전삼노는 "사측은 6월 13일 이후 사후조정 2주 동안 우리의 요구를 전부 수용하지 않았다"며 "사측의 사후 조정안은 노동자의 대등한 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여전히 회사의 소모품처럼 만만하게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파업을 통해 이 모든 책임을 사측에 묻는다"며 "이번 파업으로 발생하는 모든 경영 손실의 책임은 전적으로 사측에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부터 사측과 교섭을 벌여온 전삼노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지난 5월 29일 사상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했다. 지난달 7일에는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 투쟁을 실시했으나 우려했던 생산 차질 등은 없었다. 노사는 이후 갈등 봉합을 위해 중노위가 중재하는 사후조정회의를 3차례 진행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3차 조정회의에서 사측이 ▲ 노사 간 임금교섭 최종 타결 전 비조합원에 대한 임금 조정 결과발표 지양 ▲ 일회성 여가 포인트(50만원) 지급 ▲ 휴가 의무 사용 일수 2일 축소(재충전 휴가 2일 미사용 시 보상) ▲ 노사 간 상호협력 노력 등 4가지 내용을 담은 안을 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했다. 전삼노는 사측의 안건에 대한 조합원 의견(찬·반) 진행 필요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약 70%가 "조합원에게 안건을 물을 필요가 없다"고 답해 사실상 사측 제시안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전삼노는 사흘에 걸친 총파업 이후에도 사측이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시 추가로 총파업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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