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공급 밀어붙인 정부… 건설업계 "지금은 때 아니다"
[편집자주] 긴 불황의 터널에 갇힌 국내 건설업체들의 종착역을 가늠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업황을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지표들은 내리막인 데다 고금리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타개가 쉽지 않게 됐다. 정부는 1·3기 신도시 건설을 통해 주택공급 공약을 실현하려 하지만 수주 위축 움직임은 이미 가시화됐다. 주52시간 근무제 실시로 건설현장 공기 지연과 인건비 상승, 분양가 폭등의 악순환이 지속돼 건설업계가 마주한 수주 쇼크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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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24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이 짚었다.
건산연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10.4% 줄어든 170조2000억원 달성이 전망된다. 2022년 2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건설 수주는 지난해 189조8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7.4% 감소했다.
역대 최저 수치를 경신한 데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측된다.
건산연은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지속됨에 따라 경기 불황의 큰 요인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지목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민간 수주가 반등하기 어려워 2년 연속 수주 감소가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건설공사 계약금액도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건설공사 계약금액은 전년 대비 7.9% 감소한 63조1000억원이다. 주체별로 공공부문은 21조4000억원을 기록해 10.1% 증가했지만 민간은 41조7000억원으로 15.0% 감소했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 건설경기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올해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하반기에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며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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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견건설업체 임원은 경기 불황에 따른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버틸 수 있는 여력은 체급에 따라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설명.
실제 폐업 건설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여파로 벼랑 끝에 내몰린 건설업체들은 규모가 작은 지방 업체에 국한된 분위기였지만 갈수록 수도권 업체로 확대되는 추세다.
광주·전남 중견 건설업체인 남양건설은 기업회생절차 종결 8년 만에 최근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시공능력평가 99위 광주·전남 대표 건설업체 한국건설도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선택했다. 부산 중견 건설업체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 등도 경영난 속에 최근 부도 처리됐다.
올해 전체 건설업체에서 나온 폐업 신고 공고가 1747건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727건) 대비 1.2% 늘어난 수치다. 이들의 폐업 신고 사유는 '사업 포기'와 '경기 부진' 등이다. 건설·부동산 경기 악화의 심각성을 대변한다.
폐업의 가장 큰 원인은 줄어든 일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토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건축물 착공 면적은 지난해 1분기 1870만1000㎡에서 올해 9.6%포인트 줄어든 1690만6000㎡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주거용 건축물은 5.9%포인트(611만5000㎡→ 575만5000㎡), 비주거 건축물은 11.4%포인트(1258만5000㎡→ 1115만1000㎡) 각각 감소했다. 문 닫는 업체가 늘면서 업계 유동성 위기론이 다시 대두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사업성이 부족한 지방 사업장과 중·소 규모 건설업은 견디기 어려운 하반기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의 3기 신도시 건설 계획과 노후계획도시 재정비 사업 등도 상당 기간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은 변수를 고려해 건설업체들은 중·단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물량을 조절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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