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호황” 지나는 IPO시장, 하반기는 ‘빅딜’ 기대
주가변동폭 확대에 대부분 종목이 시초가 ‘따블’
열기는 다소 둔화, 상장 이후 주가도 약세 흐름
하반기 IPO 대기열 촘촘…시프트업 등 빅딜 기대↑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단군 이래 최대 기업공개(IPO) 시장 호황기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IPO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 분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수요예측에 나선 대부분 기업이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하고 있는데다 상장 이후에도 공모가 대비 두 배 넘는 가격에 시초가를 가격을 형성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노그리드의 상장이 무산됐고 최근 IPO 투자열기가 주춤하고 있다는 신호도 나오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진엔텍(457550)을 필두로 가장 최근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에이치브이엠(295310)까지 총 29개 종목(스팩 및 재상장 제외)이 올 상반기에 상장했다. 지난해 상반기 상장한 33개 종목보다는 숫자는 적으나 공모 규모는 컸다. 29개사의 공모규모 총합은 1조 6711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1조 477억원 대비 60%가량 늘었다.
공모규모가 증가한 것은 HD현대마린솔루션과 에이피알(278470) 등 대어급 IPO가 성공한데다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부분 기업이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한 덕이다. 상반기 상장한 29개 상장 종목 중 HD현대마린솔루션과 그리드위즈(453450)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희망공모밴드 상단을 초과했다. 오상헬스케어(036220)와 엔젤로보틱스(455900)는 밴드 상단보다 33.3%가량 높은 가격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며 평가 대비 비싼 가격에 일반공모에 돌입했다.
상반기 기관수요예측경쟁률 평균은 871대 1로, 평년수준이나 일반청약경쟁률은 1610대 1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29개 기업 중 총 23개가 청약 경쟁률 1000대 1을 넘기며 흥행했다. 공모청약에 참여하려는 일반투자자의 투자열기가 매우 뜨거웠다는 의미다.
IPO 시장 열기는 새내기주에 대한 투자 열풍으로 이어졌다. 올 상반기에 기관수요예측을 거쳐 상장한 29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은 124.1%로 지난해 평균 67.8%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우진엔텍은 시초가에서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인 300% 높은 가격에 시초가를 형성했으며 현대힘스(460930)는 296.6%, 이닉스(452400)는 232.5% 높은 가격에 시초가를 기록했다.
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낮았던 종목은 0.1% 낮은 아이씨티케이(456010)가 유일하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6월 규제완화로 상장일 주가 변동폭을 60%에서 300%로 확대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종목이 상장일에 시초가 대비 낮은 가격에 종가 마감했다. IPO 흥행의 상징인 ‘따따블’로 장을 마친 종목은 연초 상장한 우진엔텍과 현대힘스뿐이다. 2분기 이후에는 시초가 강세 흐름마저 둔화한데다 종가 상승률도 낮았다. 수요예측에서의 기관경쟁률과 확약비율, 일반청약경쟁률도 2분기 들어 주춤하면서 뜨거웠던 IPO 시장 열기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도 다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가 상장일로부터 15영업일이 지난 종목을 편입하고, 140영업일이 지나면 다시 편출하는 KRX 포스트 IPO 지수는 올 초 1220.60까지 올랐다 우하향하며 지난달 28일 기준 849.96까지 떨어졌다. IPO 시장이 위축한 지난해 11월 기록한 847.7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하반기 쏠림현상 지속…兆대어에 분위기↑
IPO 시장은 하반기를 맞아 ‘빅딜’로 분위기를 띄운다. 3조원대 몸값을 예약한 게임주 시프트업이 2일 청약에 돌입하고 지난해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철회한 국내 최초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도 재도전에 나선다. 이밖에 산일전기와 전진건설로봇 등이 하반기 출격하는데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 역시 화제 속에 상장을 준비 중으로 이미 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분기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이 50여개로 확인된 만큼 중소형 기업의 IPO 일정도 촘촘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홍보 컨설팅 업체인 IR큐더스의 한정선 이사는 “하반기에도 IPO 일정의 쏠림 현상이 이어지며 종목 간 옥석가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파두(440110)의 뻥튀기 상장 논란과 지난달 이노그리드의 상장 무산에 따라 내부 통제와 투자자 보호 조치 기준을 강화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다수의 기업들이 IPO에 나서고 있는 만큼 들뜬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 HD현대마린솔루션과 에이피알 등 대어급 IPO가흥행에 성공하면서 하반기 IPO 추진 기업 역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 내다봤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확정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경우가 잦을 뿐만 아니라 청약 경쟁률도 높고 청약 대금이 몰리는 등 공모주 시장 흥행이 지속하고 있어 IPO를 신청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파두 논란 이후 상장 심사 기간이 장기화하고 있고 증권신고서 검토가 까다로워지는 등 문턱이 높아지고 있어 공모 일정이 지연되는 병목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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