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청원 80만명 넘어… 민주당, 역풍 우려에 신중
與 “野 사법리스크 피하려는 저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동의 인원이 80만 명을 넘어섰다.
국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1일 기준 이같이 집계된 것. 청원자가 지난달 20일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 등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점 등을 이유로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발의해야 한다는 글을 올린 지 11일 만이다. 해당 청원은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인 ‘5만 명 동의’를 얻어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이후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내용이 담긴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이 공개되자 동의자가 폭증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여론을 등에 업고 대통령실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 탄핵 발의 관련 청원이 곧 100만 명을 돌파할 기세고 200만, 300만으로 이어질 기세”라며 “국민과 정권의 한판 싸움에서 반드시 국민이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직접적인 해명을 거듭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실제 탄핵 추진에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정치적 파장이나 역풍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단순히 민심이 이렇다고 해서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정치인의 도리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탄핵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정도로 여론이 무르익진 않았다”며 “윤 대통령이 채 상병 순직 조사에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 즉 ‘스모킹건’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이번 탄핵 청원이 힘을 얻은 것 자체가 민주당의 정치 공세와 맞닿아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국회 청원에 동의한 분들이 80만 명을 넘는다고 해도 국민 대다수의 의견과 다를 수 있다”며 “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탄핵과 특검을 반복하며 정쟁의 도구화로 사용하려는 저의가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청원이 국회 법사위로 회부된 데 대해 “민생 경제가 많이 어렵다. 자영업자들과 서민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탄핵 청원이) 민생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법사위에 회부된 탄핵 청원의 경우 상임위에서 심사는 할 수 있지만 헌법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발의되려면 국회 재적 의원의 과반수가 필요하다. 본회의 의결엔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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