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84] 여름에 효과적인 ‘마음 회복의 보약’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2024. 7. 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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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스트레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너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도 많은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같은 조언이 어떤지 질문하면 대부분 얼굴 표정이 안 좋아진다. 과거엔 나름 효과 있던 마인드 컨트롤 멘트였지만 현재는 역효과가 난다. 사람이 삐딱하게 바뀌어 이런 반응이 나왔다기보다 지쳤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 지치고, 이후 겹쳐진 대전환의 시기에 빠른 변화에 적응하다 보니 또 지친 상황이다. 거기다 뜨거워진 여름도 스트레스다. 열기에 지친 마음 때문에 우울, 분노 및 공격적 행동이 증가하고 있다.

지친 마음엔 앞의 예처럼 억지로 마음을 긍정적으로 돌리는 마인드 컨트롤 기술이 오히려 마음의 저항을 증폭시킨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식으로 마음에 직접 압박을 주는 소통보단 내가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행동 영역을 활용해 우회적으로 마음 관리를 하는 것이 효과적 전략일 수 있다.

우선 잘 먹는 행동이 도움이 된다. 영양 정신의학이란 분야가 있다. 어떤 것을 먹느냐가 몸뿐만 아니라 마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연구를 보면 과일·채소·단백질 선호는 높고 탄수화물에 대한 선호는 낮은 그룹, 과일 채소는 선호는 높지만 단백질 식품 선호는 낮은 그룹(채식주의 식습관이라 할 수 있다), 스낵과 단백질 식품 선호는 높은 반면, 과일 채소 선호는 낮은 그룹(고단백 및 저섬유질 식이 습관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식품군에 균형 잡힌 식생활 패턴을 한 그룹, 이렇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당연히 예상되는 결과라 할 수 있지만 마지막 균형 잡힌 군에서 불안, 우울 및 인지 기능 등 정신 건강 관련 지수가 더 나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먹는 것이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으로 뇌-장내 미생물군집 시스템(brain-gut microbiome system)이 핫 이슈이다. 대변 샘플과 뇌 영상 촬영을 활용한 한 연구를 보면 스트레스 회복력이 좋은 군에서 장 장벽 무결성을 뒷받침하는 미생물 군집, 즉 염증 감소 등 장이 더 건강했고 뇌 영상에서도 감정 조절 등에 관련된 기능이 강화된 결과를 보였다.

먹는 것과 더불어 우회적으로 마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신체 활동이다. 최근 연구를 보면 꾸준한 신체 활동은 심리적 허기로 인한 과도한 식욕을 억제하고 심리적 적응과 회복 탄력성을 항진했는데, 운동이 뇌-장내 미생물 군집 시스템을 건강하게 작동시키면 그 신호를 뇌에서 받아 감정 조절과 같은 마음의 회복 탄력성이 증가된 것으로 추정한다.

건강하게 먹고 움직여주면 장 건강과 더불어 더운 여름에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 탄력성도 함께 튼튼히 할 수 있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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