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늘어나는 외국인 노동자…한국어 교육도 확대해야

기자 2024. 7. 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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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화성 배터리 공장 폭발 참사에서 23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 중 18명은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동료 노동자들은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고, 비상구가 어딨는지도 몰랐다”고 증언한 반면, 사측은 비상구에 대해 “상시적·지속적으로 교육 중”이라고 말해 경찰이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한다.

이번 참사의 희생자들처럼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작업안전교육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산업 현장에 투입되면서 사고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외국인 취업자 수는 92만3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들의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한 한국어 교육 강화가 절실하다. 이는 피고용자인 외국인 노동자뿐 아니라 고용자 측에도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199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루커스는 인적 자본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표적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 그는 해외 인력까지 활용할 수 있게 한국이 과감한 개방 정책을 펴고,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로 ‘인구부’를 설치할 것을 역설하였다.

주요 선진국들은 자연적인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저밀도·고출산의 후진국 및 개발도상국으로부터의 노동인력 유입으로 오히려 총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남미, 유럽은 아프리카에서 유입이 계속되는데 이민자들은 주로 3D산업, 내국인은 성장산업에 종사하며 안정적으로 사회를 받쳐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외 인력 유입은 지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는 먼저, 현재 각국에 설치된 ‘세종학당’의 수를 크게 늘리고 입국 전 일정 기간 동안 필수 한국어를 습득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 특히 직종별로 필요한 한국어 교육 실시가 바람직하다. 다음으로, 효과적인 한국어 교육을 위해 시도별로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의 경우 대학에서 정년 퇴임한 후 S대 평생교육원에서 한국어 교원 양성과정과 한국어 교육 전문지도자 양성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도 땄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자원봉사가 목표였기에 거주지인 서울 노원구와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강원도 화천에서 이민자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국어 교육 무료봉사를 하겠다고 여러 기관에 문의했다. 하지만 교육 여건의 미비로 성사되지 못했다. 생각보다 많은 한국어 교육 자원봉사자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현재 우리나라는 신생아 수가 급감 중이고, 1990년대 이후 청년 인구 비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노동력 부족이 현실화 된 것이다. 치열한 경쟁, 초불확실성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거나 청소년들의 사고가 변화되지 않는 한 인구 증가라는 반전 현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현실에서 해외 각국에서 유입되는 노동인력·이민자들과 공생·공존하기 위해선 국내외에서 한국어 습득 기회가 더욱 확대, 실시되어야만 한다.

최성용 서울여대 명예교수

최성용 서울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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