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1등급 비율 '역대 최저'…평가원 "EBS 연계 등 난이도 조정"

금창호 기자 2024. 7. 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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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전초전으로 통하는 6월 모의평가 결과가 오늘 나왔습니다. 


예상대로 상당히 까다로웠던 시험이었는데요.


특히, 영어 영역은 역대 수능과 비교했을 때도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가 결과를 어떻게 분석하고 대응해야 할지,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6월 모의평가 표준점수 최고점

국어 148점·수학 152점


변별력 높았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


'절대평가' 영어마저

1등급 비율 '1%'대


어려웠던 시험에 수험생 고민↑

남은 기간 준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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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취재기자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금창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그동안, 추측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결과가 나오면서 확실해졌습니다. 


이번 모의평가 변별력이 상당히 높았군요.


금창호 기자

그렇습니다. 


시험 난이도는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문제를 다 맞힌 학생들의 점수인데요.


시험이 어려워서 평균점수가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표준점수 최고점은 오르고 쉬우면 그 반대가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으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고요. 


수학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52점으로 지난해보다 4점 올랐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려웠다고 분석됐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조금 어려웠다는 거죠.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는 1등급 비율이 1.47%로 지난해 수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지난 2018학년도 수능시험 결과가 발표된 뒤, 시험이 너무 어려웠단 이유로 성기선 당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과를 한 일이 있는데요.


이때,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이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번에는 영어가 특히나 어려웠죠. 


1등급 비율 1%대, 절대평가 전환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데요?


금창호 기자

그렇습니다. 


2018학년도에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된 이후 1등급 비율은 최저 4%대에서 최고 12%대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1등급 비율이 1.47%, 4% 아래로 내려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 받은 학생이 100명 중 1명에 불과하단 건데요.


만약, 이 난도를 유지하면서 상대평가로 치러졌다면 4%까지인 1등급의 구분점수는 80점대로 내려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시험이 어려웠던 이유에 대해 현장 교사들은 '매력적인 오답'이 많았다고 설명합니다.


지문 해석은 어렵지 않은데, 정확한 근거 없이는 답을 고르기가 까다로웠다는 겁니다. 


지난해 수능에서 70점 이상 맞은 수험생의 비율, 그러니까 1~3등급 수험생 비율은 약 47%였는데요.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는 그 비율이 20%p 가까이 떨어진 약 29%였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번 영어 시험에 대해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금창호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험생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밝히면서, 출제 기조를 바꿨죠.


평가원은 이런 출제경향에 대한 수험생의 적응 정도와 학력 수준이 출제진 생각과는 크게 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고3 학생들이 변화된 출제 기조에 맞춰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번 시험은 말 그대로 모의평가인 만큼 평가원은 앞으로 1등급 비율을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는데요.


1.5%를 절대 적정한 수치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1등급 비율이 4%는 넘을 수 있게 시험문제를 출제하겠다고 했습니다. 


EBS 연계를 강화하는 등 난이도 안정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EBS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학교 교육을 기준으로, 공교육 내에서 준비하는 학생들이 충분히 풀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번 결과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금창호 기자

현장 교사들은 3등급까지의 비율을 특히 주목합니다. 


70점 이상을 받으면 3등급이 나오는데, 이는 고난도 문제라고 평가받는 '3점 문항' 10개를 모두 틀려도 받을 수 있는 점수입니다.


다시 말하면, 2점짜리 기본 문항을 전부 맞히기만 해도 받을 수 있는 등급인데, 갈수록 이 비율 줄었습니다. 


영어 절대평가가 처음 도입된 2018학년도에는 1~3등급 비율이 55%였는데요.


최근에 40% 중반대에 머물다가,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선 20%대로 뚝 떨어졌습니다. 


현장 교사들은 2점짜리 문항까지 지나치게 어렵게 출제하는 기조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소속 교사들은 시험이 어려워질수록 사교육 의존도가 커지고, 일반고보다 상대적으로 학생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 자사·특목고의 교육이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번에 영어뿐만 아니라 국어, 수학까지 모두 어려웠죠. 


수험생들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금창호 기자

네, 만약 이번 시험과 같이 어렵게 출제하는 기조가 수능까지 이어지면 수시부터 정시까지 모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특히 문제입니다.


올해는 의과대학 정원이 대폭 늘었죠. 


전체 4천600여 명 가운데 지역인재 선발 인원이 1,500여 명인데, 이 가운데 수능최저학력기준 없이 선발하는 인원은 70여 명뿐입니다.


의대 말고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보는 전형은 많기 때문에 시험이 어려워져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늘면 그만큼 정시로 넘어가는 모집인원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장 전문가들은 '기본'을 계속 강조하는데요. 


영어의 경우 문제풀이 기술만 갖고 정답을 찾아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정확한 해석은 물론, 정답의 근거를 명확하게 찾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국어도 지문 구조 패턴을 꼼꼼히 파악하고 EBS 연계교재를 통해 소재와 주제에 익숙해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수학 역시 공식을 암기하기 전에 개념을 명확히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교사들은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모의평가는 실전이 아니었기 때문에 성적보다는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서현아 앵커

수험생들의 선택과목 분포도 주목할 부분이 있죠. 


자연계열 희망하는 학생들 가운데 사회탐구 시험을 치르는 비율이 늘었다고요?


금창호 기자

네 그렇습니다.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 과목을 고른 수험생들 가운데 사회와 과학을 각각 1개씩 골라 치르는 학생 비율이 증가한 겁니다.


물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와 관련된 수치를 제공하지 않는데요.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추정에 따르면 탐구 2과목 가운데 사탐, 과탐 1과목씩 선택하면서 미적분·기하에 응시한 학생 비율은 7.2%였습니다.


지난 3월 학력평가의 3.9%보다 그 비율이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지난해부터 교육부가 각 대학에 수능 필수 응시과목 폐지를 권고하면서 선택과목을 지정하지 않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자연계열 학과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미적분과 기하, 과학탐구를 꼭 응시하도록 한 대학은 33곳으로 지난해 52곳보다 20곳 가까이 줄었습니다. 


또, 과학탐구보다는 사회탐구가 상대적으로 학습이 수월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연구회는 분석했습니다.


연구회는 같은 원점수라도 학교별 산출 방식에 따라 다른 점수를 받는 만큼 과목별 원점수 대비 표준점수를 확인해 실제 유불리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래도 다행인 건 어디까지나 모의평가였다는 겁니다. 


우리 수험생들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예방주사 맞았다고 생각하고 부족한 부분 잘 보완해서 실제 수능에서는 모두 원하는 점수 얻기를 바라겠습니다.


금창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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