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상운임(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세 달 새 배로…수출업계 ‘비상등’

조민희 기자 2024. 7. 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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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보다 238.72 올라 3714.32…3월 이후 12주째 꾸준히 상승세

- 선박도 모자라 ‘정시성’ 떨어져
- 성수기·홍해사태 등 장기화 우려
- 정부 비상조치 단계 상향 관심

글로벌 해상 운임이 천장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특히 해운물류업계는 매년 3분기가 전통적인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상 운임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화주 등 수출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범부처가 비상 대응 조치에 들어가는 ‘수출 기업 물류 지원 3단계’ 시행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해상운임 12주째 상승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8일 기준 3714.32를 기록했다. SCFI는 상하이해운거래소에서 집계하는 중국 상하이에서 수출하는 15개 항로 운임을 반영한 지수다. 전주보다 238.72나 올랐으며 지난 4월 3일 1745.43 이후 세 달 새 2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해상 운임은 최근 1년 새 급격히 뛰었다. 지난 3월 29일 1730.98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일에는 3000선을 넘었는데, 이는 2022년 8월 26일(3154.26)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의 일이었다.

전 세계 수출 화주들은 컨테이너 선박에 화물을 선적하기 어렵거나, 매우 높은 운임을 지불해야 겨우 예약이 가능한 상황이다. 선박이 모자라고 물동량이 넘쳐나면서 정시성(일정에 맞추는 정도)은 이미 크게 떨어졌다. 경남 창원 한 철 관련 제품 수출업체는 “환적 화물이 아닌 데도 선박이 싱가포르에 내려놓고 가는 등 유럽행은 2주가량 지연이 발생하고 있어 정시성이 엉망이다”며 “성수기가 도래하면서 이 같은 현상과 선박 예약 어려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 등은 지난 1월부터 단계별 대응 조치를 시행 중이다. 정부는 최근 미주 항로 3척, 중동 항로 1척 등 총 4척을 투입하고 물류비 부담 경감을 위해 수출바우처 하반기 지원분 202억 원을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SCFI 역대 최고치(5109·22년 1월 1주)를 기준으로 2분의 1인 2700(2단계), 4분의 3인 3900(3단계)을 기준으로 대응 수위를 높인다. 3단계가 발령되면 추가 물류비 지원, 추가 선박 공급 등이 시행된다.

▮복합 요인에 하반기도 지속 전망

글로벌 해상 운임이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유로는 장기화하는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항만 적체, 성수기 수요 급증 등이 꼽힌다. 지난해 12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는 ‘홍해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글로벌 선사들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관문인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박 운항 일수가 왕복 기준 3, 4주 늘어나면서 화물 운임이 올랐다.

운항 일수가 늘어나면서 선사들이 선박을 추가로 투입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컨테이너 선박은 약 6000척, 총선복량은 약 3000만 TEU다. 유럽 노선 투입 선복량은 지난해 말 590만 TEU에서 현재 720만 TEU로 증가했고, 척수로는 100여 척이 추가됐다. 수량 부족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파나마운하도 운영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정상 운영은 오는 10월께로 전망된다.

항만 적체 역시 큰 요인이다. 체증으로 선박이 제 시간이 도착하지 못하고 밀리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선박이 부족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낳는다. 부산항만공사 글로벌사업단 관계자는 “유럽 노선에서 중동이나 지중해에 하역해야 할 화물이 동남아시아나 지중해 항만에 집중되고 있다”며 “빈 컨테이너가 제대로 각 항만으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화물을 담아야 할 빈 컨테이너 부족 현상까지 겹쳤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기준 글로벌 항만의 혼잡으로 약 240만 TEU의 선복량(화물 적재 능력)이 묘박지에서 선석을 대기 중이며 그중 60%가 아시아 쪽 항구로 분석됐다. 여기에 전통적인 성수기인 3분기를 앞두고 전 세계 선주문이 집중하는 점 역시 물동량 급증에 기름을 부었다.

향후 홍해 사태 장기화와 항만 적체 현상 등을 감안해 전 세계 화주들이 계속 주문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로나 팬데믹 때와 같은 물류대란이 재현될지 우려가 크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전통적인 성수기인 3분기에 들어서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다른 여러 요인이 해소되지 않아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대다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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