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금쪽이' 한국증시 밸류업 하려면

2024. 7. 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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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J군이 의대에 합격했다.

금융위원회는 주가로 평가되는 우리 기업들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낮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하고자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일본판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비록 그것의 실행 방식이 자발적인 것이냐에 대한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 본질적인 성공 요인은 주주와 이사회 간 소통을 통한 주주의 권한 강화라 할 것이다.

우리도 우리 금융시장 현실에 비추어 주주 권한의 회복 내지는 강화가 시급한 부분을 찾아 기본에 충실한 밸류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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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 상승 시키려면
저평가 요인부터 개선해야
비업무용·현금성 자산 감시
주식가치 희석에 방어권 등
주주 기본권한 강화가 해법

옆집 J군이 의대에 합격했다. 부러운 마음에 옆집 부모에게 어떻게 공부시켰는지 물었더니 아이더러 자율적으로 공부하라고 했다고 한다. 과연 J군도 본인이 자율적으로 공부했다고 생각하는지는 의문이지만, 여하튼 우리 아이에게는 맞지 않는 방식이다. 혹자는 성적이 오르면 용돈을 올려주고, 성적이 떨어지면 용돈을 깎는 등의 방식으로 당근과 채찍을 활용하라고 한다. 그러나 당근과 채찍 모두 아이 성적을 당장 올리려는 조급함에 편승하는 무책임한 조언이다. 책임을 공감하는 부모라면 우리 아이가 어느 과목이 약한지 함께 살펴보고, 약한 부분을 보강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

금융위원회는 주가로 평가되는 우리 기업들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낮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하고자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성적 향상 시 제공하겠다는 당근만으로 채워진 금융당국의 노력에 대한 시장 평가는 냉랭하다. 그러한 당근에 더하여 우리 기업들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지점을 찾아, 그 부분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기본을 다져야 한다.

우선, 비영업용 자산에 대한 주주의 실질적인 감시 권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 감시 권한은 비영업용 자산의 개별 자산수익률을 검토하고, 기업의 전체 자산수익률보다 개별 자산수익률이 낮은 비영업용 자산에 대하여 처분을 포함한 효율적 활용 방안을 주기적으로 보고받고 승인하는 권한을 포함한다. 개별 자산수익률이 낮은 비영업용 자산에 대한 주주의 감시와 통제는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기본 명제다.

대표적인 예로 비업무용 부동산을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해외 비업무용 부동산 등은 그 혜택이 특정 집단에 국한되고 주주에 의한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때문에, 종종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 편취의 통로로 의심받는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연결재무제표상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개별 자산수익률과 보유 목적, 보유 기한, 그리고 처분 혹은 효율적 활용 계획 등에 대하여 주기적인 보고와 승인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들이 상시 보유하는 현금성 자산에 대해서도 역시 보유 목적과 기한, 그리고 배당이나 자사주 취득 계획 등을 주기적으로 보고하고 승인받도록 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 전환사채 발행이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주주 지분 희석을 초래할 수 있는 자본 조달에 대하여 주주총회 승인 권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행 제도는 주요 세부 사항을 정관이 정한 바에 따르도록 하여, 사실상 이사회가 발행 총액 등을 결정하는 것을 허용한다. 정기 주주총회에서 잠재적인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 총액 등을 사전에 승인받도록 하고, 사전 승인받은 총액을 초과하는 자본 조달에 대해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 주주의 방어적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 상기 주주의 감시 권한과 방어적 권한이 함께 강화된다면 강제성이 더해지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기업가치가 주식시장에서 평가되는 주주로서 누리는 가치인 이상, 주주 권한 강화는 기업가치 상승의 근본 요소다. 일본판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비록 그것의 실행 방식이 자발적인 것이냐에 대한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 본질적인 성공 요인은 주주와 이사회 간 소통을 통한 주주의 권한 강화라 할 것이다. 우리도 우리 금융시장 현실에 비추어 주주 권한의 회복 내지는 강화가 시급한 부분을 찾아 기본에 충실한 밸류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에게 먼발치에서 성적을 올리라는 것보다는, 함께 약한 과목을 찾아 보강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심승규 아오야마가쿠인대 국제정치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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