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해적 피해 도착한 가스…지도에도 없는 42만평 ‘LNG 섬’

최우리 기자 2024. 7. 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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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인천 LNG 기지
국내 천연가스 수요 70%가 수도권
23기 저장탱크에서 보관·생산 중
해적·가뭄 때문에 30일 늦게 도착
인천LNG기지 부두에 정박 중인 선박. 한국가스공사 제공

27일 오전 인천 연수구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세계 최초의 해상기지로 바다 한 가운데 42만평을 매립해 만들었다. 인천LNG기지 저장탱크 용량은 4만4천톤 10기, 6만2천톤 2기, 8만9천톤 11기 등 총 155만5500톤 가량이다. 지상식 저장탱크와 달리 탱크 지붕이 지상에 있는 지중식 저장탱크가 23기 중 총 10곳이다. LNG를 생산(기화)한 23기의 저장탱크가 지난해 시간당 6270톤의 LNG를 생산(기화)했다. 국내 천연가스 수요의 70% 가량을 이곳에서 공급한다.

저장탱크를 지나 부두에 도착하자, 정박해있는 11만5천톤급 ‘에스엠 이글’(SM EAGLE)호가 눈에 들어왔다. 보통 60일 동안 1만8천㎞를 달려 미국·호주 등을 들른 뒤 파나마 운하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한국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해적과 가뭄 탓에 운하 통과가 불확실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돌아왔다. 운항 거리는 3만㎞로 두 배 늘었고, 기간도 90일이 걸렸다. 40m 높이의 선교에서 만난 양재훈 설비운영2부장은 “-162도로 액화된 LNG는 시간당 1만여톤씩 하역하기 때문에 정박한 배는 하루 10시간 이상 작업을 한 뒤 다시 출항한다. LNG 사용량이 늘어나는 겨울에는 하루 두 척씩 25일 이상 정박한다”고 말했다.

국가보안시설로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인천LNG기지는 1996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수도권 시민들이 조리·난방용 등으로 사용하고 천연가스발전소에서 발전용으로 사용하는 가스 65~70%가 이곳에서 공급된다. 지난해 국가 전체 LNG 도입량의 79%가 가스공사, 21%를 민간 직수입사가 맡고 있다. 전국적으로 한국가스공사의 LNG 기지는 경기 평택, 경남 통영, 강원 삼척, 제주 등 4곳이 더 있다. 김영길 인천기지본부장은 “인천 기지가 큰 이유는 수도권 수요가 늘면서 설비가 계속 증설됐기 때문이다. 안정적 운영을 위해 기지는 서로 백업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LNG기지가 바닷가에 있는 이유는 원료를 전량 배로 수입하기 때문이고, 액화상태로 운반한 천연가스를 해수를 뿌리는 방식으로 열 교환을 일으켜 기화시키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해수식 기화기 벽면에 열린 작은 문 안으로는 물이 아래로 쏟아지고 있었다. 근처에 서자 시원한 냉기가 느껴졌다. 최선환 설비운영1부장은 “LNG는 튜브 패널 사이로 지나가는데 이때 약 5도 정도의 차가운 해수를 뿌려주면 시간당 180톤의 LNG를 기화한다”고 설명했다. -150~160도의 LNG가 0도의 가스로 바뀌는 순간이다. 해수식 옆에 설치된 연소식 기화기는 고압펌프를 통해 이송된 LNG가 가열된 수조 속의 열교환기를 통과하면서 기화하는 설비로, 주로 겨울에 사용한다.

인천LNG생산기지. 한국가스공사 제공

인천/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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