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호 "2030년엔 초격차 기술로 배터리 시장 이끌자"

"2030년엔 배터리 시장을 이끌 수 있는 기술경쟁력을 확실히 확보하자." 

최윤호 삼성SDI 대표(사진)가 1일 창립 54주년 기념식에서 직원들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초격차 기술을 여럿 확보해 6년 뒤에는 배터리 주요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이날 경기 용인 본사에서 54주년 창립기념식을 열었다. 창립기념식에는 최 대표와 주요 경영진을 비롯해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최 사장은 기념사에서 “고속 성장을 기대했던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일시적 성장세 둔화 등은 우리가 맞이한 새로운 위기”라며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고 도약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구체적인 예로 전고체 배터리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건식극판 등에서 업계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주력 제품인 프리미엄급 전기차용 배터리부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까지 라인업 구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품질 경영도 강조했다. 최 사장은 “시장이 위축될 때 고객이 원하는 차별화 경쟁력 중 하나가 품질”이라며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데이터 플랫폼을 품질관리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등 최고 품질을 반드시 확보하자”고 말했다.

원가 절감도 주문했다. 최 사장은 “가격경쟁력에 대한 고객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며 “함께 아이디어를 발굴해 세계 최고 원가경쟁력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최 사장은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반드시 밝은 날은 온다’는 뜻을 지닌 운외창천(雲外蒼天)을 언급했다. 그는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변화, 혁신을 추진하면 누구보다도 빨리 찬란한 하늘을 맞이할 수 있다”며 “2030년 글로벌 톱티어 회사라는 목표에도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삼성그룹의 미래 핵심 계열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생산기지를 찾아 힘을 실어준 바 있다. 

배터리 캐즘에도 삼성SDI는 지난 분기 267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1조6334억원을 벌어들여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을 제치고 국내 1위에 올랐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