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하얼빈 의거는 영원…안중근 정신은 협력 원동력" 한중 한목소리

정영태 기자 2024. 7. 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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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서 '안중근 의사 정신 선양' 한중 전문가 심포지엄 개최

안중근 의사의 애국 정신 선양과 한중관계 강화를 위한 민간 전문가 회의가 지난 6월 2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습니다. 상하이 외국어대학과 안중근 의사 찾기 한중 민간 상설 위원회, 국민대학교 한국학 연구소는 상하이 외국어 대학 송지앙 캠퍼스에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발표자로 참석한 김월배 한국 안중근의사기념관 연구위원(중국 하얼빈 이공대학교 교수)은 "지난해 11월 같은 주제로 열린 세미나와 비교하면 이번에는 상하이외국어 대학 측이 한국 전문가들을 공식 초청했고 참석자 수도 다양하고 많아졌다"면서 "중국 측의 태도가 적극적이고 진일보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정신이 한중 협력의 원동력이고 동북아 평화에 여전히 유의미하다'는 점에 양국 전문가들이 뜻깊은 목소리를 낸 만큼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중국 전문가들 "안중근 의사는 영웅…한중협력 정신적 동력"


중국측 지앙펑 상하이 외국어대학 전 당서기는 축사에서 "안중근 의사는 영웅이며, 하얼빈 의거는 영원히 사람들 마음속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쑨원과 같은 중국인들도 하얼빈 의거를 높이 평가했고 저우언라이 전 총리도 대학 재학 시절 안 의사를 주제로 한 연극에 참여하며 의거를 기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자신도 어릴 적부터 안 의사에 대해 듣고 영화도 보았다며 하얼빈 의거에 감동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안 의사의 평화정신은 한 국가에만 제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팡슈위 푸단대학교 교수는 "안중근 애국정신의 현대적 계시와 의의"라는 주제 발표에서 "안 의사의 의거와 용기는 후대에 영감을 주고 있다"면서 "안 의사는 한국인에게 민족적 영웅이며, 그의 지역 평화 사상은 미래세대가 유용한 통찰력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쑤하오 중국 외교학원 교수도 주제 발표에서 "안 의사 정신은 한중 협력을 위한 정신적 원동력이 될 뿐 아니라, 동북아 긴장해소에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안 의사의 동양평화 정신은 현재 동북아 국제 관계의 방향에서 매우 실질적인 가치와 유용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측 특별강연에 나선 추궈홍 전 주한 중국대사는 최근 한중 관계는 "정치적으로 냉랭하고 경제적으론 뜨겁지 않다"고 규정하면서 '한중이 공동으로 노력해 양국 관계의 곤경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어 "유구한 역사적 유래와 사람과 문화가 서로 통하는 장점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중우호는 양국에 이익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동북아 지역 평화와 번영의 희망이기도 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전문가들 "안 의사 정신은 현재 진행형…유해 찾아 고국으로"


한국측 특별강연에 나선 황기철 국민대학교 석좌교수(전 국가보훈처 처장, 안중근의사찾기 한중민간상설위원회 이사)는 "이번 심포지엄이 열린 상하이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매우 중요한 곳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소재지이면서,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홍커우 공원 의거를 기리기 위한 매헌 기념관도 있다"면서 "상하이는 한국인의 기개를 전 세계 알려 한중 독립운동 연대를 이끌어낸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의 국권이 회복되면 나의 뼈를 고국에 묻어 달라'는 안 의사 유언은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안 의사 유해발굴을 위한 대한민국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중이 함께 모든 지혜와 힘을 모아 안 의사의 유언을 실현하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안 의사의 동양평화 정신을 살려 양국이 같이 동양평화를 이루자'고 제안했습니다.


김월배 한국안중근의사기념관 연구위원(중국 하얼빈이공대학교 교수)은 주제 발표에서 "지난 2023년 안중근 의사 찾기 한·중민간상설위원회 설립으로 한중 전문가 대화가 시작됐다"면서 "이제는 과거 지역 기사와 뤼순 지역 옛 지도를 비롯한 중국 내 사료, 뤼순감옥에서 근무한 직원의 후손을 찾는 일을 비롯한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안 의사 유해발굴은 한중의 미래를 열어가는 열쇠"로 "한중일 삼국의 동양평화를 염원하던 안 의사가 세상에 남긴 가르침과 그분의 유해를 찾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고 한국과 중국이 함께해야할 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이슬 안중근 의사 찾기 한중민간상설위원회 이사는 한중일 세 나라의 무역경쟁력과 기술경쟁력 등을 분석해 안 의사의 동양평화 정신을 기초로 한 3국의 경제협력과 공영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김태성 국민대학교 초빙교수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중국군의 유해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본국으로 송환해 온 사례를 소개하며 "조국독립과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한 안 의사 유해를 고국으로 송환하는 일에 한중 관계의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멈춘 지 16년…내년 순국 115주년


지난 2008년 4월 남북 합의와 중국의 협조로 랴오닝 성 다롄시에서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한 뒤 올해로 16년이 넘었습니다. 당시 발굴 작업은 큰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후 지난 2019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한국 정부가 남북공동으로 안 의사 유해발굴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양국 정부 차원의 유해 발굴 사업이 사실상 멈춰 있는 상황에서 한중 민간 전문가들이 나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불씨를 살려보려는 움직임은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중국측의 협조가 없으면 발굴 시도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설사 재시도에 나선다고 해도 조금이라도 정확한 위치를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선 중국 내 과거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인데 이 역시 양국 간 적극적인 협조가 없으면 어려운 일입니다. 한중 양국 국민 모두의 존경을 오랫동안 받아온 안 의사의 유해를 찾는 일만큼은 어떤 정치적 고려도 배제하고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는 데 양국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중국 다롄 뤼순감옥 박물관 내에 있는 안중근 의사 추모공간

정영태 기자 jyt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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