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캐리한 상반기…하반기에도 수출 '훈풍' 이어질까?
상반기흑자규모 2018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온 반도체 수출 증가는 올 상반기 반도체 수출뿐 아니라 전반적인 수출 호조세 흐름을 견인했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출 전망은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1~6월 무역수지…상반기 기준 역대 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상반기·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대비 5.1% 증가한 570억 7천만 달러, 수입은 7.5% 감소한 490억 7천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8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출 실적은 6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이 올해 최대치인 26억 5천만 달러로 2022년 9월(26.6억 달러)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다.
상반기 수출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3348억 달러, 수입은 6.5% 줄어든 3117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2018년(311억 달러) 이후 6년만에 상반기 기준 최대치 231억 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6월 반도체 수출 역대 최대… 하반기에도 전망 밝아
지난달 수출에서도 단연 눈에 띈 건 반도체 실적이다.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인 134억 2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나타냈다.
6월을 포함한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서버 중심 전방산업 수요 확대로 전년대비 52.2% 증가한 657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수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낸 건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가 동시에 이뤄진 영향이다.
D램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1.61달러였는데 올 상반기 1.95달러까지 올랐고, 낸드 가격도 지난해 상반기 3.95달러에서 올해 4.87 달러로 상승했다.
하반기에도 반도체 전망을 밝아 보인다. 시장조사기관들은 대체로 반도체 3대 수요라고 할 수 있는 '모바일, 서버, PC' 수요가 하반기에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HBM, DDR5 등 고부가가치 칩의 비중이 수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단가를 더욱 끌어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2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6월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보합수준인 62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설 연휴가 포함된 2월을 제외하고 매월 6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며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상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수출실적인 370억달러를 달성했다.
전기차 수요 감소에도 현대 싼타페, 기아 카니발 등 하이브리드차 신차 효과 영향이 컸다.
미국 소비시장 성장세… 대미 수출 다시 1위
지역별 수출은 미국이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앞선 이후 순위를 바꿔가며 5월에는 다시 대중 수출이 대미 수출을 역전했지만, 지난달에 다시 대미 수출이 가장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6월 대미 수출은 110억2천만달러 규모로 14.7% 커졌다. 대미 수출은 순위와 상관없이 계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작년 8월 플러스 전환 이후 11개월 연속 월 별 최대 수출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대미수출은 미국 소비시장의 견조한 성장세 영향으로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또,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및 빅테크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맞물려 일반기계, 반도체 수출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대중국 수출도 4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보이며 107.0억 달러(+1.8%)를 기록했다.
수출 7천억 달러 달성 가능할까
정부는 올해 수출 목표를 7천억 달러로 잡고 있다. 상반기 수출은 3천 348억달러로 목표의 절반 수준에 못미치면서 목표달성이 가능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보통 수출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증가하는데다 하반기 조업일수가 상반기보다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해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자동차, 석유·석유화학 제품들의 수출도 계속 상승세가 예상되고, 미국의 하반기 금리인하가 예상대로 실현되면, 주요국들이 소비·투자를 확대 해 우리 수출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 대선이 '리스크' 변수로 꼽힌다. 이와 관련 최우석 무역투자실장은 "IRA법과 관련 우리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그에 따른 일반 기계류의 중간재 부품, 소재 수출이 굉장히 많다"면서 "우리 기업의 투자로 인해서 연계된 수출이라는 점은 미국 측에 좋은 설명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우리 수출이 하반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는 민관 원팀으로 수출 확대에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 지원하면서, 리스크 요인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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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조태임 기자 jogiz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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